'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마지막 집회가 8일 자정을 넘어서면서 시위대와 경찰의 밤샘 대치가 이어진 가운데 경찰의 시위대에 대한 강제해산으로 연행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 과정에서 "비폭력"을 외치며 자제를 당부하는 시민들과 차벽을 돌파해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시민들 사이에 격한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거리행진을 마치고 세종로 사거리로 돌아온 시위대는 이날 새벽 1시께 청와대 방향을 가로막은 경찰 차량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일부 시위대는 전경버스위에 있는 철판 가림막을 뜯어내며 전·의경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 광경을 보고 흥분한 시위대 중 일부 참가자가 사다리 7개를 이용해 버스 지붕으로 올라가기 시작했고 일부는 쇠파이프, 각목 등으로 전경버스 유리창과 보호막을 파손했다.

또 경찰을 향해 폭죽 수십 발을 쏘아댔으며 밧줄을 경찰차량에 묶어 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분말소화기를 시위대를 향해 뿌리고 사다리를 이용해 전경버스로 올라오는 시위대를 방패로 내리찍는 등 양측의 충돌이 점차 격렬한 양상으로 격화됐다.

경찰은 "불법시위를 중단해 달라"는 경고방송을 잇따라 내보내며 자체 해산을 유도했지만 시위대는 '영차, 영차'를 연호하며 전경버스를 계속 끌어내고 쇠파이프 등이 이용해 차량 훼손은 물론 대치하고 있는 전·의경들에게 휘두르기도 했다.

이같은 경찰과 시위대간의 극렬대치가 5시간에 걸쳐 진행되자 경찰은 결국 오전 5시10분께 병력을 투입해 시위대를 인도로 밀어내며 강제해산에 들어갔다.

경찰은 시위대 강제해산 과정 및 세종로 사거리에서 대치를 벌이다 전경버스 위에 올라간 집회 참가자와 폭력 시위를 벌인 시민 정모씨(27) 등 11명을 연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1700여개 시민단체 및 인터넷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7일 오후 소속회원, 대학생, 시민 등 20만명(경찰추산 5만명)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오후 8시20분께 시청 앞 도로를 모두 점거하고 거리행진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이명박 반대', '어청수도 반대', '고시철회' 등을 연호하며 광화문~종로~을지로~시청을 거쳐 다시 세종로 사거리로 돌아와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회사원 이동호씨(37)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단지 방아쇠가 됐을 뿐"이라며 "대운하, 민영화 등 문제가 있는 정책들이 많다.

기본적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대통령과 정권이 이제는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소속회원, 대학생, 시민 10만명(경찰 추산 3만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을 밝히며 이명박 정부 규탄과 함께 미 쇠고기 수입 반대를 촉구했다.

특히 이날 촛불집회에는 대학생을 비롯해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이 참여, 고시 철회와 이명박 퇴진을 함께 외쳤으며 민주노총과 대학 총학생회, 이시영, 도종환, 함민복, 방현석 등 50여명의 작가들도 한국작가회의 깃발을 세우고 동참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헌법 제1조'를 다 같이 따라 부르며 '협상무효 고시철폐', '촛불아 모여라 될 때까지 모여라', '이명박 OUT'이라고 적힌 피켓과 손에 든 촛불을 흔들기도 했다.

시민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이 정부는 미국과 반드시 쇠고기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며 "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미 쇠고기 수입을 강행한다면 국민들은 미국과 재협상을 할 때까지 계속해서 촛불을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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