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와 민간이 공동으로 전주 맛 자랑을 위해 ‘전주한정식’을 고유 브랜드로 특화시키고, 특히 한정식 유네스코 지정까지도 추진시키기로 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전주는 예부터 명실상부한 맛의 고장이었다. 농경사회 때 풍부한 물산이 바탕이 돼 전주사람들의 섬세함과 꾸준한 노력이 빚어낸 결과였다. 아무튼 적어도 맛에 관한 한 전통·정통·역사성을 자랑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산업화과정에서 경제적으로 소외되면서 오랜 전통의 ‘전주맛’ 역시 경제논리에 묻혀 그 특색을 잃어갔다. 누군가가 제대로 챙겼어야 했는데, 모두가 그저 먹고 살기에 바빠 그러질 못했다. 그러는 동안에 전주 맛솜씨는 외지로 슬슬 빠져나갔고 대체적인 본류는 광주·전남 쪽으로 신속히 이동했다. 고유의 전주 맛을 느낄만한 음식점이 없다는 게 반증이다. 물론 전통 및 향토음식점이 지정돼 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전주 맛을 찾아보기 힘들다. 화학조미료만 잔뜩 넣은, 그저 전국 아무 데서 파는 음식과 차이가 없는 보통 음식이 태반이다.

그러던 것이 지방시대의 개막과 함께 지역특화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전주 고유 맛을 찾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전주 맛의 기반을 잃은 후였다. 간혹 이를 회복하자는 기획들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역부족였던 게 지금까지의 과정이다. 한 마디로 ‘전주 맛’은 구호로만 남아있을 뿐인 상태가 됐다는 얘기다.

이 같은 안타까운 상황에서 엊그제 전주시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후원에 힘입어 민간 전주한정식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점 13곳 대표와 관련교수 및 전문가, 식재료 유통업체대표, 한의원, 여행사 대표 등 30여명이 모여 이른 바 ‘전주한정식발전협의회’를 정식으로 발족시키고 전주한정식의 고유브랜드화 사업의 돛을 올렸으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말이다.

아무튼 전주한정식의 옛 명성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기원한다.

/ 전북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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