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형할인매장에서 취급하는 주류 중 대부분이 외지에서 반입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매출 손실이 매년 1천억원에 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도내에서 생산되는 하이트맥주 등의 주류까지 지역 대형할인매장으로 곧바로 진입하지 못한 채, 인근 광주 호남본부 등을 거치도록 돼 있어 막대한 물류비용 낭비와 고용불안 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전북종합주류도매협회 송현만 회장 등 관계자들은 18일 송하진 전주시장을 만나 “대형할인매장에서 판매하는 주류 중 거의 대부분이 외지에서 유입돼 업계가 막대한 경영손실을 입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송 회장에 따르면 이마트 전주, 익산, 군산, 남원점과 롯데마트 익산점 등이 광주에서 주류를 구입하고 있으며, 홈플러스 전주, 익산, 김제점과 해태마트 익산, 군산점, 송천동 GS마트 등은 경기도에서 반입하고 있다.

올해나 내년께 개점을 준비중인 롯데마트 효자, 인후, 송천, 남원, 정읍 등도 광주에서 술을 구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홈에버 전주점과 전주 롯데백화점 두 곳 만이 전주시 등 관련기관의 적극적 권고로 도내 업체인 (유)호남주류상사에서 주류를 매입하고 있다.

송 회장은 도내 13개 대형할인매장의 연간 주류 매출액은 500억~6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현재 개장을 준비중인 5개 업체를 포함할 경우 총 1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막대한 자금이 외지로 빠져 나가는 셈이다.

더욱이 도내에서 생산되는 하이트맥주와 소주(하이트+소주) 마저 대형마트 본사 차원에서 바코드를 호남본부가 설치된 광주 등에만 부여, 외지를 거쳐 돌아오는 비효율적 구조로 막대한 물류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관련 업체들의 전북 판매망(전주·전북지점)도 매출이 급락, 폐쇄하거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양소주가 지점을 없앴으며 보해소주도 지점을 출장소로 격하시켰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도내 직원들은 690명으로 부양가족이 2천여명에 달하며 영업용 차량도 436대를 운행하고 있으나, 대형마트의 외지업체 선호로 도민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대형마트들이 도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 실질적으로 물건구매는 도내 업체가 아닌 외지 업체로부터 하고 있어 관련 업체의 경영난이 악화되고 있다”며, “전주시가 적극 나서 향후 개점하는 업체들이라도 지역에서 술을 구입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민희기자 mh001@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