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월 X일.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전북도민 신년하례회에선 이례적인 사진촬영이 하나 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기념촬영을 하던 도중, 당시 정치권의 최실세였던 유종근 지사가 “남성고 나오세요”라고 말한 것. 남성고 출신인 유 지사가 기념촬영을 제의했고 이어 남성고 출신 인사들이 단상 앞으로 나와 촬영을 마쳤다.

행사장 주변에선 남성고 파워가 대단해질 것을 예감했다.

당시만 해도 김원기, 정동영 대변인을 축으로 한 전주고 파워가 막강했었기 때문에 ‘남성고 사진’은 오랜 기간 인구에 회자된 사건이었다.

10년이 지난 2008년.다시 남성고 인맥이 뜨고 있다.

10년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에서 한나라당-청와대로 권력이 이동했다는 점 정도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남성고 인맥은 여권에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출범에 크게 기여한 송정호 전 법무장관, 김덕룡 전 한나라당 부총재,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이 남고 출신 3인방으로 꼽힌다.

송 전 장관의 경우 국정원장 직을 제의했지만 고사했다는 후문이고 김 비서관은 여전히 MB의 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전 부총재 역시 이 대통령의 외교라인 등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사실상 이 대통령의 정무 특보 역할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도 남성고 출신이다.

이 대통령의 핵심 정책 브레인으로 꼽히며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경제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

MB의 외곽 자문기구인 바른정책연구원을 이끌어 왔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지냈다.

이 대통령의 초기 내각에서 유일한 전북 출신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역시 남성고 출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여파로 교체 가능성이 높지만 MB 정부의 유일한 도내 출신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20일 단행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임명에서도 남성고 출신이 기용됐다.

교육과학문화수석으로 내정된 정진곤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다.

그는 교육과학부 장관 하마평에도 올랐을 정도로 이 대통령의 교육철학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된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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