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주를 도와주세요’ 전주 화산초(교장 박순정) 학생 및 교사들이 갑작스런 불행을 맞은 이 학교 6학년 2반 남범주 학생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범주의 엄마는 자궁암 4기 판정을 받고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고, 아빠는 엄마 병수발을 위해 직장을 그만둔 상태. 이 때문에 범주네 살림살이는 말이 아니다.

가세는 기운지 이미 오래됐고, 심지어 월세를 내지 못해 살고 있던 주공아파트에서 나와 전주 근교 김제의 폐가로 거처를 옮기기 까지 했다.

이 같은 범주의 딱한 처지를 알게 된 같은 반 친구들은 최근 학급회의를 열어 범주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고, 이는 학교 전체로 퍼져 이 학교 전교생들이 동참했다.

학생들은 그 동안 모아둔 용돈을 흔쾌히 털었고, 범주의 딱한 처지를 접한 교사, 학부모, 인근 기관 관계자들도 성금 대열에 선뜻 나섰다.

이렇게 해서 모인 성금은  617만9천110원. 비록 큰 액수는 아니지만 월세를 내지 못해 폐가로 이사를 해야 했던 범주네 가족에게는 가뭄 끝에 내린 단비와도 같은 돈이다.

이 학교 박순정 교장은 “범주는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어른스럽고 성숙한 어린이”라며 “부모님의 처지를 안 범주가 너무 빨리 성숙한 것 같아 오히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현재 6학년인 범주는 김제로 이사를 했지만 학교는 전학을 가지 않고 이 학교에 계속 다니고 있다.

일감이 있을 때만 노동일을 해야 하는 아버지가 범주와 완산서초에 다니는 범주의 동생(1학년)을 등교시켜 주고 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을 감안하면 등굣길도 여간 부담이 가는 것이 아니다.

교유관계가 일반 학생에 비해 탁월하고, 학업 성적도 우수한 범주를 지켜보는 교사들은 그래서 가슴이 더 아프다.

박 교장은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 해 줄 수는 없지만 범주가 학교생활만큼은 충실할 수 있도록 각계에서 성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정관기자 jk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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