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세균-추미애-정대철 세 후보는 25일 청주 CJB 방송토론회에서 가시 돋힌 설전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특히 전날 광주 토론회에서 '분당 책임공방'으로 토론회장을 뜨겁게 달궜던 추미애 후보와 정세균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제소권'으로 서로의 말을 자르면서 언성을 높였다.

투자자국가제소권은 투자자가 한 국가에 투자를 했을 때 투자국가의 필요성에 의해 처음에 없었던 규제가 생길 경우, 투자자가 투자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로 시민단체와 야권은 한미FTA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다.

추미애 후보는 정세균 후보에게 "우리 협상당국은 투자자국가제소권을 받아들여서 FTA의 가장 취약점으로 됐다.

그 제도가 받아들여지면서 피해가 크다는 것 알고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정세균 후보는 "피해가 클 수 있다.

그런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기능과 동떨어진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며 "제가 FTA를 총괄한 반장은 아니니까 그 문제는 저한테 물어볼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추 후보는 "능력이 되신다고 하기에 이 정도는 아시리라 해서 물어봤다"며 "힘없는 나라 몇 나라만 미국의 힘에 의해 강제적으로 체결한 것이다.

정 후보는 경제관련 부처 장관으로서 국무회의에서 그런 심각성에 대해 발언을 하신 적 있느냐"고 즉각 재공격했다.

정 후보는 "한미 FTA는 대단히 넓은 스펙트럼의 협정이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는 전체 FTA의 규모로 보면 0.1%든지 0.5%든지 미세한 부분에 불과하다.

산업자원부는 제조업 중심의 한미FTA 부분에 참여해서 제가 (그 부분에는) 관여하지 않았지만 포괄적으로 국무위원이니까 책임지라면 책임져야 된다"며 "그러면 추 후보는 한미 FTA 재협상을 주장하는 것인가 입장을 분명히 말해 달라"고 화살을 돌렸다.

추 후보는 이에 대해 "재협상으로 결론내리기 전에 지난 정부에서 여론몰이 식으로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만 해왔기 때문에 반대한다면 쇄국주의자처럼, 찬성하면 시대조류를 잘 타는 것처럼 해왔다"며 "정 후보는 (한미 FTA 문제를) 외교부에서 처리한 거니까 잘 몰라도 된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경제관련 부처 장관들도 나름 내용을 외교부에 전달하고 이런 것은 꼭 관철시켜달라고 핵심내용을 전달하고 외교부가 국익을 관철하는 게 기본흐름 아니냐"고 되받았다.

정 후보는 "사실을 왜곡하면 안 된다.

국무위원으로서 포괄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며 "투자자국가제소권에 대해 제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문제점도 있다고 말했는데 모른다, 관심 없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대했다.

그는 특히 상호토론에 주어진 시간인 6분 중 5분20초를 질문에 할애한 추 후보에 대해 "답변은 언제 하느냐"며 "시간이 다 돼서 답변을 못하겠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그동안 타 후보에게 날선 공방을 벌이지 않아온 정대철 후보는 이날에도 "정세균 후보와 추미애 후보가 하다 보니 열을 좀 받는 것 같은데 전국적으로 다 보는 토론인데 일방적으로 강요하지만 말고 진정하라"고 다독이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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