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보여주는 각종 경제지표들이 연일 내리막길로 내 달리고 있다.

1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성장률 및 물가인상률은 불황 국면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역시 하반기 경기하강 속도가 현재보다 더욱 빨라 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은행, 올 경제성장률 4.6% ·물가 5.2% 전망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했던 전망보다 0.5%포인트 낮은 3.9%로 하향 수정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역시 당초 전망치인 4.7%에서 0.1%포인트 낮춰 잡았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실질구매력 저하, 소비심리 위축, 가계 채무부담 지속 등으로 하반기 2.7%의 낮은 증가세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설비투자는 국내기계수주가 호조를 지속하는 등 양호한 선행지표에도 불구하고 고유가에 따른 기업채산성 악화와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부진이 지속됐다.

다만 지난해 낮은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하반기 중 증가율은 상반기 1.7%에서 하반기 7.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지난해 배럴당 81달러로 전망됐던 올해 국제유가 전망도 배럴당 115달러로 대폭 상향 수정됐다.

문제는 현재 국제유가가 한은의 전망치를 훨씬 뛰어넘는 143달러를 넘어 150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올해 경상수지 적자 규모도 당초 30억 달러 적자에서 90억 달러 적자로 전망치가 60억 달러나 늘었다.

◇6월 소비자물가 110.4로 5.5%↑...10년래 최고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로는 5.5% 상승했다.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998년 11월의 6.8%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3.6%를 기록, 한국은행의 물가관리목표 상단(3.5%)을 넘어선 이후 올해 1월 3.9%, 2월 3.6%, 3월 3.9%, 4월 4.1%, 5월 4.9%에 이어 6월 5.5%로 7개월째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2월부터는 매월 물가상승폭이 커지는 등 물가불안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7.0%, 전월 대비 1.0 %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2001년 5월 7.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이처럼 소비자물가가 급등한 원인으로 유가와 돼지고기 등을 지적했지만 개인서비스 요금 상승도 빼놓을 수 없다.

유치원 납입금이 8.4%, 사립대학교 납입금 7.3%, 대입학원비 7.2%, 보육시설 이용료 6.6% 등 유가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약한 개인서비스 요금이 급등했고, 도시가스도 10.5%나 올라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폭 확대를 예고했다.

◇상반기 무역수지 57억 달러 적자···'고유가, 원자재값 상승'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가 57억1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식경제부는 상반기 전체 무역수지가 수출이 2140억7900만 달러, 수입은 2197억9400만 달러로 57억1500만 달러 적자를 냈다고 1일 밝혔다.

또 최근 6개월 동안 개선되던 무역수지도 지난달 수출이 374억3300만 달러, 수입이 377억1700만 달러로 2억8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원유의 도입금액은 상반기 수입액의 20%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9% 증가한 434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또한 상반기 평균 도입단가도 사상 최초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상반기 전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7년 상반기에 92억 달러 적자를 낸 이후 처음이다.

정재훈 지식경제부 무역정책관은 "상반기 원유수입도입단가를 77달러로 추정했으나 실제로 100.1달러에 달했다"며 "하반기에 유가가 120달러수준을 보인다면연간 무역수지가 소폭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삼성경제연구소, 하반기 경기하강 빨라질 수 있어 1일 삼성경제연구소는 1분기 7.6%포인트의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3분기 5.6%포인트, 4분기 5.0%포인트로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 둔화가 가세하는 경우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하반기 세계 경기성장 둔화 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개도국들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 정책으로 돌아서면서 경기 둔화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008년 선진국 경제성장률은 상반기 1.7%에서 하반기 0.5%로 둔화되는 반면 개도국 성장률은 7.3%에서 5.8%로 하락폭(1.5%포인트)이 선진국(1.2%포인트)보다 클 전망이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는 않기에 수출이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상반기처럼 20%대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연구소는 불확실해지는 통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통상정책 방향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며 수출과 내수의 연계를 강화해 수출이 내수 촉진을 통해 성장에 기여하는 효과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선행지수 6개월, 동행지수 4개월 연속 하락...하강국면 지속앞서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한 2.3%를 기록했다.

선행지수는 지난해 11월 7.3%를 기록한 이래 12월 7.0%, 올해 1월 5.7%, 2월 4.3%, 3월 3.2%, 4월 2.8%, 5월 2.3%로 6개월째 하락하는 등 경기하강 국면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월 100.3으로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해 4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1월 101.5에서 2월 101.2, 3월 100.9, 4월 100.5, 5월 100.3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미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모두 4개월, 6개월째 하락했다"며 "경기하강 초기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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