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차기 대표에 박희태(70) 전 국회부의장이 선출됐다.

박 전 부의장은 3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제10차 전당대회에서 6129표(29.7%)를 얻어 5287표(25.6%)를 얻은 정몽준 의원을 제치고 차기 대표 최고위원(임기 2년)으로 당선됐다.

또 허태열(3284표, 15.9%), 공성진(2589표, 12.5%), 박순자(891표, 4.3%) 의원이 새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이날 최고위원 경선은 전국 대의원 9281명 중 7554명(81.4%)이 참여한 1인2표 방식의 현장 투표와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7대 3 비율로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박희태 후보가 경쟁자인 정몽준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승리한 것은 친박계의 좌장 허태열 후보가 출마함에 따라 이번 경선이 '친이계-친박계'의 계파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위기 의식을 느낀 범친이계 성향의 대의원들의 표가 대거 박희태 후보 쪽으로 결집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정몽준 후보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46.29%를 얻어 박희태 후보(30.13%)를 16.16% 포인트 앞섰으나 대의원 투표에서 뒤져 고배를 마셨다.

박 신임 대표는 검사장 출신으로 5선 의원을 지냈으며, 대변인과 법무부 장관, 국회 법사위원장, 당 부총재, 대표 최고위원 권한 대행 등 당 내외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권창출에 기여했지만 지난 18대 총선 공천 당시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 등과 함께 중진 의원 물갈이 대상에 포함돼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향후 2년 동안 당을 이끌게 된 박 신임 대표는 친이계와 친박계의 당내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동시에 쇠고기 파동으로 불거진 국정 난맥상을 수습하고 신임 당 대표로서 이명박 정부 전반기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박 신임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당 대표로서 당내외의 화합과 국민과의 신뢰를 쌓는데 노력하겠다"며 "서민 경제 살리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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