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고물가로 서민경제가 압박받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경제 불황이 노인들의 쉼터로 알려진 노인 무료 급식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일 오전 11시40분께. 전주시 중화산동 서원노인복지회관 급식소 앞에 수백여명의 노인들이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줄을 지어 기다리며 급식소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곳을 찾는 노인 숫자는 하루 평균 350~400명.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독거노인이거나 가정 생활이 어려운 차상위 계층으로 한끼의 식사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만남의 창구로 유명하다.

이날 메뉴는 닭찜. 이가 부실한 노인들이 많아 살코기 위주로 급식을 차렸다는 직원의 설명에 모두들 연신 즐거워하며 대화의 꽃을 피우며 식사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러나 서원노인복지회관은 최근 많은 고민과 현실에 부딪히고 있다.

한정된 지자체 보조금만으로는 노인들에 대한 급식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지원해주던 기업과 개인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급식소들은 최근 물가상승으로 재료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급식제공에 힘겨워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이곳을 찾는 노인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 결국 재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가절감을 해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결국은 노인들에게 제공하는 음식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급식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일 이곳을 찾는 노인 김모씨(71)는 “집에 아무도 없고 또 먹을 거리도 변변치 않은 우리 노인들에 있어서는 이곳이 최고”라며 “정부에서 정작 노인복지 운운하지만 우리에겐 그런 복지보다는 이곳이 더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에 무료급식을 운영하는 복지회관 등은 모두 10개소이며 이들에게 지원되는 비용은 시설당 연 2천~8천만원에 그치고 있다.

전주시의 노인복지 급식 경로식당 지원 예산은 4억4천898만원이다.

또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겐 급식이 무료로 제공되지만 일반 노인들에게는 1천원의 식사 비용을 받고 있어 이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이강모기자 kangmo518@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