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욱 전주시의회 의장
 전주시의회가 후반기 원 구성을 마치고 새로운 각오로 업무를 시작했다. 시민들이 선출해준 시의회 의원들은 4년의 임기 가운데 절반을 마치고 나머지 2년을 다시 시작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후반기 전주시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으로 선출해주신 시민 여러분과 동료 의원들에게 지면으로나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생각해 보면, 여러모로 부족한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전주시의회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겨 주신 것은 63만 시민께 열심히 봉사하라는 명령이 아닌가 싶다. 33명의 시의원들과 함께 사명감을 갖고 시의회의 역할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게을러서는 안 될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
 
의장단 선거 민주화 큰 의미
 
전주시의회 의원으로 4선을 재직해 오는 동안 의회와 의원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까지 언론이나 시민들의 평가는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평가는 의회가 제 역할을 해 줄 것을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와 바람 때문일 것이다. 의원 모두가 사심을 버리고 지역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우선적으로 나선다면 부정적인 평가 보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이번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우리 지방의회사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그것은 그동안 교황선출방식으로 해왔던 의장과 부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 후보가 처음으로 얼굴을 드러낸 선거를 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방의회가 부활된 지 17년 만에 도입된 선거로 의회의 민주화를 실천했다는 점에서 정말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각 후보가 사전에 선거후보자로  등록하고, 제각각 실천 공약을 약속하고, 이를 의원들로부터 검증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인 것이다.
사실, 우리가 말하는 변화는 말이 쉽지 실천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교황선출방식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새롭게 원 구성을 할 때 마다 나왔지만, 이번에 회의규칙 개정을 통해서 제도를 바꾼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완전한 지방자치제를 실천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방의회에 대한 위상강화나 자율적인 운영문제와 인사권 독립 문제 등은 우선적으로 개선이 되어야 할 사안이다. 시의원은 선출직인데도 권한을 놓고 보면 자치단체장의 권한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의회의 고유기능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권한도 따지고 보면 실질적으로 연 5일에 불과한 행정사무감사 기간에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임시회나 정례회를 통해 업무 추진정도나 민원문제 등을 알 수 있지만, 물리적으로 결코 쉽지 않다.
의회가 회의 일정을 잡는 것조차 자율적으로 어렵다. 연간 100일이라는 규정된 범위 내에서 회의 일수를 사용할 수 있다. 회기일수가 100일로 늘어난 것도 올 해부터이며 작년까지만 해도 회기일수는 80일에 불과했다. 자치단체에 따라 탄력적으로 회의 일정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자율 운영, 인사권 독립 과제
 
의회의 인사권 독립 문제 역시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의원을 보좌하는 전문위원을 비롯한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인사권을 자치단체장이 갖고 있다 보니 직원들은 의원이나 의장보다 단체장의 눈치를 보는데 여념이 없을 정도이다. 이러다 보니 집행부에 대한 견제나 감시라는 의회의 기능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국회의 경우 전문 보좌 인력이나 사무처 직원의 인사권이 절대적으로 독립되다 보니 이런 우려나 시비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이미 지방의회가 부활되면서 제기되었던 것들이나 지금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전국의 지방의회 후반기 의장단과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그동안 전주시의회에 많은 지지와 관심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후반기 의회 운영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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