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체육회가 체육회관 기공식에 학생들을 동원해 줄 것을 학교 측에 요청해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학교를 지도.감독해야 할 전북교육청은 학생들이 동원된 사실도 모르고 있었으며, 해당 학교장도 몇 명의 학생들이 기공식에 참석했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해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6일 전북체육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새 체육회관 건설 부지에서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공식을 가졌다.

이날 기공식에는 김완주 지사와 송하진 전주시장, 고환승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등 각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기공식 현장에는 인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훈련 중이던 전북체육중.고교 학생 20~30여명도 함께 자리를 채웠다.

학생들이 기공식에 참석한 것은 전북체육회가 회관 공사 시작의 의미를 높이기 위해 체육중.고 측에 학생 참석을 요청했기 때문.실제 기공식에는 올 소년체전 양궁 3관왕인 이진영(임실오수중 2년)이 발파식을 기관.단체장들과 함께하는 등 미래의 주역도 체육회관과 함께 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기공식장에 마련된 자리를 채우기 위해 참석했던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사뭇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체육중 학부모 A씨는 "더운 날씨에 훈련하는 것도 힘든데 체육회관 기공식까지 학생들을 참석시킨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체육회관이 운동을 하는 학생들과 전혀 무관한 곳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학생들을 대거 동원하는 체육회와 학교 관계자의 '5공식' 사고방식은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A씨는 "체육회가 학교 측에 학생 지원을 요청했다면 이같은 사실은 학교 측에서 도교육청에 통보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겠냐"며 "학생들이 무슨 일로 어디에 참석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교육청의 불성실한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북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기공식은 미래 전북체육을 짊어질 체육중.고교생들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학교 측에 학생 참석 요청을 했다"면서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체육중.고 관계자는 "체육회 측에서 요청이 있어 지도교사에게 훈련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참석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지만, 정확히 몇 명이나 기공식에 참석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의 학생 동원은 수업권 침해 등을 이유로 금지돼 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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