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다발 농민대회가 9일 김제시의회 앞에서 열린 가운데 농민들이 비료값 인상철회를 요구하고 있다./이상근기자lsk74@
 미국산 수입 쇠고기 시중 유통과 사료 값 인상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도내 축산농가가 3중고를 겪고 있다.

9일 전북도와 도내 축산 농가에 따르면 최근 전국 대부분의 수은주가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가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가축에 따라 25도를 넘는 더위가 이어질 경우 사료 섭취량이 줄어들고 발육이 저하되며 심하면 폐사에 이르는 등 생리장애 발생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에 따라 축산농가들은 축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차양막과 대형 선풍기를 동원하고 비타민제를 먹이는 등 폭염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

또 국제 곡물가 상승에 따라 사료 가격은 ㎏당 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상승해 축산농가들의 비용부담이 크게 늘었지만 소 값은 곤두박질 치고 있는 실정이다.

축산물 가격동향을 보면 한우 가격(600㎏ 기준)은 암소가 410만5천원, 수소가 349만4천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90만1천원, 450만7천원에 비하면 크게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이 타결된 4월 이후 그 폭이 더 커졌다.

여기에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 광우병 논란으로 한우마저 기피하면서 소비심리가 급속히 위축돼 쇠고기 값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래저래 축산농가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급기야 농민들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은 이날 익산과 완주, 정읍 등 8개 시·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비료 값 인상 철회, 면세유 수수료 폐지 농민대회’를 동시다발로 개최했다.

농민들은 비료와 면세유 값이 올 들어서만 각각 102%와 200% 급등한 반면 농산물 가격은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폭락해 농민들이 파탄 위기를 맞고 있다며 비료 보조금제도 부활 등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도 관계자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축산 농가들은 냉수와 함께 비타민과 광물질을 첨가한 양질의 사료를 주는 것이 필요하며 가축분뇨는 수시로 치워 유해가스 발생을 막아주어야 한다”며 “축사 지붕이나 주변에 지하수를 뿌려 축사 온도를 낮추고 아울러 축사 소독을 철저히 해 모기와 같은 유해 곤충 발생도 막아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규호기자 h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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