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희 기자
 최찬욱 의장 체제를 맞은 전주시의회가 10일 본회의장에서 8대 개원 2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집행부 간부를 비롯, 역대 의장단, 전주시의정회, 전주교육장, 완산·덕진경찰서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통상적으로 개원 축하 행사에는 이 정도 인사들이 참여한다.

여기에 뜻이 있는 주민들이 간혹 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에는 주민들과 별도로 20여명의 무리가 방청석에 따로 앉아 있었다.

이들은 일선에서 동(洞)을 이끌어가는 동장들로 완산구 15명, 덕진구 9명 등 24명에 달했다.

전체 33개 동이지만 교육 중이거나 특별한 사정을 제외하면 전체가 참여한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참석배경이 우습다.

전주시 행정 수장인 송하진 시장도 이들이 참석한다는 보고를 행사가 열리는 이날 아침에서야 받을 정도로 무원칙적으로 이뤄졌다.

일반적으로 동장들이 이처럼 대거 특정 행사에 참석할 경우 시장의 결재를 받아 기획관리국에서 공문을 보내 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동장들은 이날 완산구, 덕진구 행정지원과장을 통해 참석을 요청 받았다.

의회사무국에서 기획관리국과 협조 없이 독단으로 각 구청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물론 의회사무국이 의장에게 이를 지시 받았을 것이란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자명하다.

시의회측은 “새로운 체제가 꾸려지고 의회 운영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평상시 만나기 힘든 동장들을 참석토록 권유했다”며 “화합을 도모하자는데 어떠냐”는 반응이다.

그러나 동장들의 입장은 다르다.

하나같이 “의장이 부르는데-그것도 신임 의장이- 바쁘더라도 참석하지 않을 동장이 어디 있느냐. 말이 초청이지 거의 강제적으로 소집됐다고 보면 된다”고 하소연했다.

집행부에서도 “관할 책임자인 시장도 모르게 의장이 임의로 동장들을 부른다는 것은 역대 의회에서도 없었던 몰상식한 일”이라며, “개원 첫날부터 국·소장이나 동장들의 군기를 잡는 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전주시의회가 견제와 감시라는 본래 기능은 상실한 채, 첫날부터 형식에 사로잡혀 집행부 길들이기에만 힘을 기울이는 모습을 시민들은 어떻게 보았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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