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간 발생한 주한미군기지 내 환경 피해 상황을 정리한 ‘미군기지 환경피해 종합보고서’가 처음으로 발간됐다.

16일 녹색연합 등 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미군기지 환경조사 위원회는 환경 사각지대로 불리는 미군기지에서 오래된 유류시설과 미군의 관리 소홀로 기름유출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 가속화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자체 활동을 통해 확보한 피해 사례, 언론 보도, 국회의원들에게 제출된 자료 등이 담긴 보고서에는 지난 10년 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일어난 미군기지 내 환경 피해 사례, 환경 규정과 관련한 한미군사협정문(SOFA)의 문제점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조사위는 “보고서에는 전투기 이착륙과 사격, 포격 과정에서의 소음 문제를 비롯해 기름 유출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 문제 등 미군기지 내 환경피해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지 반환 이후까지도 문제가 되는 토양과 지하수 오염 문제의 심각성도 제기됐다.

조사위는 “10년 간 미군기지에서 발생한 환경오염사고의 77%가 기름 유출 피해로 미군도 이를 심각하게 여겨 지하 유류저장소를 지상으로 옮기거나 대체 연료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며 “한국정부가 천문학적인 복구 비용을 감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SOFA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99년 군산 미공군기지에서 하루 3천톤에 이르는 오폐수를 서해바다로 무단 방류한 사실이 밝혀져 군산시는 하수처리장을 이용할 것을 제안해 기지와 시의 하수관 연결공사를 마쳐 05년 9월부터 처리를 개시했다.

하지만 06년 3월 미군은 또다시 오폐수를 서해로 무단 방류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 시민의 제보로 밝혀져 기지 반환 이후에도 군산시는 오염된 땅을 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될 우려를 안게 됐다.

/이강모기자 kangmo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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