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의료시설의 ‘간판’격인 전북대병원에 대한 환자 가족 및 시민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시설 부족으로 병실 얻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며, 심지어 수술 환자가 병실이 없어 복도를 전전하는 등 ‘야전 병원’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응급 환자의 경우도 응급 치료를 마친 뒤 입 원실이 없어 불편한 응급실에서 며칠을 대기하는 등 다른 질환의 감염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직장인 김모씨의 경우 전북대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아오다 지난 7월 초 수술을 받기로 예약을 마친 뒤 직장에다 병가를 내고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병원 측에서는 입원실이 없다는 이유로 복도에서 대기할 것을 권유했으며, 김씨가 이를 거부하고 수술날짜 연기를 요청하자 이마저도 거부당해 ‘울며겨자먹기’로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김씨는 “병원에서 병실도 없이 수술 날짜를 잡아 놓고 복도에 입원하라면서 죄송하다는 사과 한마디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적반하장으로 병원에서는 ‘없는 병실을 어떻게 하느냐.’며 특실을 권유하는 등 고자세로 일관해 심한 모멸감을 받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김씨는 “전북 최고의 병원이라는 곳이 이정도 밖에 안 된다니 정말 실망이다”며 “병 고치러 갔다가 오히려 마음의 병만 더 얻고 나왔다”고 하소연했다.

아버지가 말기암 투병 환자로 전북대병원을 자주 찾는 또 다른 김모씨도 병원에 대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김씨는 “아버지의 병세가 말기여서 입원을 하고자 해도 입원실이 없어 입원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어려운 처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병원이 환자의 위급 상황은 고려 않고 병실이 없다고만 하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푸념했다.

김씨는 “보호자 가족들은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며 “전북 최고의 병원인 만큼 환자 복지 차원에서 병실 확충에 힘써 달라”고 충고했다.

전북대병원의 총 병상은 1천74병상으로, 특실이 5곳, 1인실 22곳, 2인실 84곳, 3인 4곳, 4인 16곳, 5인 14곳, 6인 93곳, 7인실 6곳, 기타 7곳이며 입원실 하루 가동률은 90%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 같은 병실 부족이 해마다 거듭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측은 병실 확충보다는 암 센터 유치 설립 등 굵직굵직한 국책 사업에 치중해 환자들의 복지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권재오기자 kjoh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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