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현 정부의 ‘잃어버린 10년’ 주장에 대해 "만일 이 정부가 우리 10년을 그렇게 부인해버리면 나라의 계속성이란 것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의 사람들이 잃어버린 10년이란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이 모든 잘못의 시발점이라며 "반대파라도 '배울 일은 배운다, 계속할 것은 계속한다'고 하는 것이 건전한 삶의 태도이고 건전한 정치의 태도"라고 했단다.

적절한 지적이다.

해방이후 독재에서 벗어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최소한의 절차 민주주의를 만들어 냈다는 국민의 자부심은 여전한데 새 정부 사람들은 시간을 되돌려 놓지 못해 안달이 난 것 같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참여정부의 정책을 부인하는데 열중하다보니 아직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꽉 막힌 남북관계, 무능한 외교, 흔들리는 경제. 그러나 정부 잘못을 지적하는 국민들을 무시하고 억누르는 분야에서는 일시적으로 나마 능력이 있어 보인다.

맘에 안드는 언론은 경영진 교체에 검찰 수사까지 받게 하고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 참가자들을 실정법 위반혐의로 범법자 만들고. 그래서 이 정부는 민주화 이전 독재정권을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을 무시하고 억누르던 그 독재정권의 ‘힘’을 추억하는 것 같다.

그런 정부가 이제는 경찰관으로 구성된 기동대를 창설했다.

경찰관 기동대는 당초 참여정부가 전의경 제도 ‘폐지’를 전제로 늘리기로 했던 것이다.

이 정부가 전의경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하면서 경찰관 기동대를 창설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민단체에서 지적하는 대로 80~90년대 ‘백골단’의 부활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백골단’하면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던 독재정권의 한 축이 아니었던가. 그렇지 않아도 경찰의 시위진압이 국제인권단체인 엠네스티로부터 폭력적이라고 지적받았었던 터라 ‘경찰관 기동대’ 창설이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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