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하악하악’을 펴낸 소설가 이외수(62)씨가 늦깎이 ‘연예스타’로 떠올랐다. TV 광고와 시트콤 등을 종횡무진 중이다. 동시에 작가의 순수성을 상실했다는 질타도 나오고 있다.

기인으로 통하는 그는 “예술을 하면 돈 안 되는 것 한다고 손가락질 하고, 돈이 되는 일을 하면 돈독 올랐다고 욕한다. 요즘 CF도 하고 시트콤도 하니까 그런 욕을 더 얻어먹고 있다”고 인정했다.

은둔자 이씨는 ‘무릎팍 도사’, ‘1박2일’등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세상을 구경했다. 방송 이후 책 판매부수가 껑충 뛴 것도 사실이다. 스스로도 “10만부는 무릎팍도사나 1박2일 덕분에 팔린 것”이라며 TV의 위력을 실감했다.

예술인의 순수성을 잃었다는 일부 비난은 개의치 않는다. 도인이요,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알피니스트가 들판을 산책하거나 계곡에서 놀면 순수성을 잃은 것이냐”며 “인생은 노니는 것”이라고 갈파했다.
“글을 쓸 때는 누구보다 치열하다. 그런 것들(CF, 시트콤)은 글 쓰는 것에 비하면 얼마든지 여유롭게 할 수 있는 것”, “즐기는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여유다.

글을 쓰는 데 평생을 바친 지난날을 반추하며 요즘의 생활은 ‘노니는 것’쯤으로 여긴다. “다시는 뒤돌아보고 싶지 않을 만큼 10년간 피눈물 나는 세월을 보냈다. 40대 이후 노닌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고 본다”며 삶을 달관했다.

이씨는 MBC TV 일일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에 정체불명 노인으로 등장한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중 조니 뎁 패션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사는 적지만 존재감 만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이씨보다 글을 못쓰는 절대다수 남녀에게는 열등감에서 비롯된 존경 어린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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