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주최단체와 촛불에 반대하는 보수단체가 5일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놓고 각각 집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보혁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5일 오후 7시부터 청계광장에서 '부시 OUT, 이명박 OUT'을 주제로 촛불집회를 열고 미국산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촉구할 방침이다.

앞서 파병반대국민행동 등 반미단체도 같은 날 오후 5시30분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갖고 부시 미대통령의 방한을 규탄한 뒤 촛불집회에 합류한다.

이에 맞서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374개 단체들로 구성된 애국시민연대는 같은 날 서울광장에서 '8·5 한미우호기념 문화축제'를 열고 촛불집회 반대 맞불집회를 진행한다.

이들은 우선 오후 5시부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구국기도회를 진행한 뒤,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역사성 등을 부각시키는 강연 등을 개최한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위험한 물질로 둔갑시킨 선동세력 때문에 한국이 무법천지로 변한 것을 개탄한다"며 "촛불세력이 미국대통령의 방한마저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집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특히 뉴라이트전국연합은 4일 오전 배포한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 대통령과 얼굴을 마주보면서 쇠고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오히려 잘 된 것이 아니냐"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부시 미대통령의 방한 반대는 기만"라고 맹비난했다.

뉴라이트는 "(대책회의)자신들의 자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권리도 중요하다는 것도 깨우치라"면서 "정부가 마음에 안들면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반대하지 말고 이 땅을 떠나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측이 각각 대규모 맞불집회를 계획하면서 물리적 충돌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보수단체가 주최하는 촛불집회 반대집회에서 촛불집회 참가 인원의 10분의 1도 안되는 소수 인원만이 참석했지만 이번 집회에는 주최 측 예상 10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촛불집회 내용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에서 부시 방한 반대로 옮겨지면서 한총련 등 반미성향의 단체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보수단체 집회에 대한 '감정적' 대응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보수단체의 집회장소 선점은 충돌을 유발하려는 의도"라며 "지금까지 충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고 노력한 만큼 이번에도 장소를 변경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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