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최민호가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는 쾌거를 이뤘다.

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최민호(28, 한국마사회)는 9일 오후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60kg급 결승전에서 루드비히 파이셔(27, 오스트리아)를 화끈한 한판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최민호는 1988서울올림픽 당시 김재엽에 이어 20년만에 60kg급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5게임 연속 한판승, 완벽한 승리였고 최민호의 날이었다.

안병근 감독의 격려를 받으며 매트에 힘차게 뛰어든 최민호는 경기 초반 조금은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푸른색 도복을 입고 등장한 최민호는 앞선 4경기와는 달리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최민호는 1분20초께 파이셔의 긴 다리를 이용한 공격에 잠시 주춤했다.

최민호도 곧바로 다리 들어메치기를 시도하며 응수했다.

이후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되던 경기는 최민호의 업어들어메치기로 순식간에 마무리됐다.

호시탐탐 상대 를 노리던 최민호는 2분14초에 파이셔의 빈틈을 노려 기술을 성공, 한판승을 이끌어냈다.

심판의 수신호를 확인한 최민호는 눈물을 쏟아내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동안의 힘든 훈련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는 듯 했다.

감격에 겨운 최민호는 매트에 엎드려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파이셔는 최민호를 끌어 안아주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관중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최민호는 '업어치기의 달인'이라는 별명답게 내리 3경기를 모두 한 판으로 끝내며 4강에 안착했다.

4강에서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자인 강호 루벤 후케(29, 네덜란드)를 만난 최민호는 시작한지 20초가 지났을 무렵 다리 잡아 메치기로 또 다시 한판승을 거두고 결승에 선착했다.

163cm의 최민호는 자신보다 무려 13cm나 큰 후케를 상대로 완벽한 기술을 구사하며 승리를 일궈냈다.

아테네올림픽 당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최민호는 카스바타르 차간바(몽골)와의 8강전에서 근육 경련으로 제대로 된 힘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패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4년간 절치부심한 그는 피나는 노력끝에 결국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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