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여간의 산고 끝에 새만금종합개발 구상 국제공모 작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도시설계학자 및 경제 전문가들이 동원돼 그려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도민들은 물론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 계획안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도예산(17억4천600만원)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자초할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공모 왜 추진했나? 전북도는 참여정부가 새만금4.3기본구상을 내놓은 지 5개월 여 뒤인 지난해 9월께 새만금종합개발 구상 국제공모에 나섰다.

이는 참여정부가 새만금개발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자 조기개발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일신하자는 차원에서 추진됐다.

국제공모 시작 당시 20억 원의 사업비를 두고 예산낭비 논란도 제기됐지만 도는 분위기를 전환시키지 않을 경우 새만금은 단순한 간척지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감이 더욱 국제공모에 나서도록 했다.

무엇보다 도는 농지가 무려 71%나 되는 4.3구상 안을 뒤집어 산업 및 관광위주로의 구상 안을 마련치 않을 경우엔 새만금사업을 추진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본 것도 한 요인이다.

◆국제공모 작품에 대한 정부 및 국책연구기관(공기업 포함)의 반응. 새만금개발사업과 관련이 있는 국책연구기관과 공기업은 전북도의 국제공모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는 지난 6월과 7월에 한국농촌공사와 국토연구원을 방문해 국제공모 중간보고 안을 제시한 뒤 아이디어 반영을 적극 요구한 바 있다.

실제 도는 지난 6월30일께 한국농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을 방문해 새만금방수제 기본계획 안에 국제공모 안을 일부 반영해 줄 것을 건의했으며, 지난달 3일에는 새만금내부토지이용계획 구상 변경안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국토연구원을 방문해 변경 안에 국제공모 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새만금사업단은 “국제공모 안 반영 여부는 토론과 검증 등을 거쳐 정부 차원에서 결정할 일이다”라면서 “새만금방조제와 방수제 개념에 국제공모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국토연구원은 “새만금개발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단계에서 국제공모 아이디어가 활용가치가 있다”는 말을 던졌다.

이처럼 새만금개발과 관련이 있는 국책연구기관 및 공기업들은 전북도의 국제공모 작품에 나름대로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 등 일부 정부부처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가 농림수산식품부에 공모 중간보고 작품을 제시했지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 이는 도가 정부의 국책사업 추진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새 정부가 새만금조기개발에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만금도시계획 및 토지이용계획 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 ◆정부계획에 반영될까? 도는 새만금기본구상 단계는 물론 용도별기본계획 및 실시계획 단계 그리고 구체적 실행계획 단계 등에 적극 개입, 국제공모 작품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전 정권 때에는 새만금개발이 그다지 의욕적으로 추진되지 않은 측면이 강하지만 새 정부는 이른바 ‘조기개발론’을 내세우며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모 안이 정부 계획에 반영될 지 여부는 반반이다.

일단 일부 부처에서 공모 작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국책연구기관 및 공기업이 정부 눈치를 보고 있긴 하지만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따라서 공모 작이 최종 새만금개발계획에 반영되느냐의 여부는 전북도의 의지와 열망이 어느 정도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현철기자 two9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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