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에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낸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 김민철(25, 성신양회)은 13일 오전 중국농업대체육관에서 열린 1회전에서 중동의 복병 알리 모하마디(이란)에게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 레슬링은 금메달이 유력했던 초반 3개 체급에서 고작 1개의 동메달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12일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지현(25, 삼성생명)이 60kg급 8강전에서 누르바키트 텐기즈바예프(카자흐스탄)에게 허무하게 패하며 올림픽 2연패의 꿈을 날려버린 데 이어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던 55kg급의 박은철(27, 대한주택공사) 역시 4강에서 허무하게 패해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경량급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남은 중량급 역시 부진이 예상돼 메달전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

더군다나 김원섭과 한태형이 출전하는 중량급에서는 동유럽의 강자들이 버티고 있어 메달권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남자 84kg급에 출전하는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원섭은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아브라하미안 아라(스웨덴)과 올해 유럽선수권자 아블루카 나즈미(터키)등과 힘겨운 메달 싸움을 벌여야 한다.

96kg급에 출전하는 한태영 역시 지난해 세계선수권자 라마스 노자제(그루지아), 아시아선수권 1위 레자에이 가셈(이란) 등을 눌려야 메달 획득이 가능할 전망이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6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 레슬링의 금맥이 끊길 위기에 놓인 가운데 14일 김정섭과 한태영이 뜻 밖의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중국농업대체육관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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