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나라 1월의 거센 비에/ 우리는 이국에서의 꿈을 버린다.

/ 추위에 뒹굴고 있는 길모퉁이 전등에/ 우리는 살며시 고향을 접어둔다.

” 시인 김태중씨(79)의 시 ‘우리는 노래한다’ 중 일부다.

억압에 눌려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끝내 현실의 벽에 부딪쳐 꿈을 꺾고 마는 재일교포들의 삶을 말하고 있다.

김씨는 일본 북해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교포 2세. ‘천황의 나라 아이들과는 맞붙지도 못하는 소극적 소년’에서 ‘80년 세월을 허공에 매달고 고요를 찾는 노인’이 되기까지 재일교포의 억척스런 삶을 담은 김씨의 시집 ‘나의 고향은 호남땅’이 출간됐다.

‘나의 고향은 호남땅’에 수록된 시는 총 40편.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과 동경, 회한 그리고 자식을 앞세운 아비의 슬픔을 시로 토해낸다.

 김씨는 1954년 시집 ‘속박의 거리’로 등단, 주로 삶과 죽음에 대한 재해석과 이를 시로 형상화하는데 전념해온 일본 시단의 원로며 도쿄대 문학부를 졸업하고 시인이자 수필가로 활동 중이다.

/김찬형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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