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8비트의 게임기음악이 귀엽게 흥겹게 흘러나온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엄마 몰래 오빠 뒤를 좇아가 들어갔던 오락실에서의 정말 신나고 중독적인 그 음악이 흘러나온다.

싱긋 웃음이 나온다.

그 오락실에 온 거 같다.

사회의 모든 권위에 대해 자신의 거침없는 결단과 노래로 조롱했던 서태지의 오랜만에 나온 앨범은 앨범을 다시 쥐게 된 10여 년 만에 또다시 그렇게 나의 뇌리에 빠르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Nobody Feel me now 난 Mechanic Super Style/ 남몰래 새기던 이 아픈 기억 Byte 10 Billion/ Breedy 슬픔이란 걸 안 것 같아/ 난 이젠 어떻게 하면 돼? Human feel me Human Dream 기막힌 방법으로/ Human feel 너의 뇌 속에서 나를 느끼렴/ 물론 또 다시 너의 뜻대로 되돌려 줄거라 믿진 않겠지/ Oh No No.”얼핏 들으면 알아 듣기 힘든 기계 언어 같은 가사와 마치 테트리스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정겹고 즐거운 인트로의 이 노래는 8집 싱글 두 번째 곡이다.

이번 앨범 컨셉트 역시 미스터리, 초자연, 음모론 같은 서태지 세계관이 ‘네이처 파운드’라는 특유 사운드로 담겨있다.

특히 이 음악은 슬픔과 인간의 감정을 알아버린 로봇의 1인칭 이야기며 인간의 무한생명연장의 욕심을 노래하고 있다.

인간의 욕심은 온몸을 기계로 만들고 결국 뇌까지 복사하지만, 정작 로봇은 단 한번이라도 그 인간의 감정을 가지고 싶어한다는 내용인 것이다.

이미 많은 애니메이션과 영화는 기계인간의 한계에 대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의 꿈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서태지 노래에 담긴 사회적 의식은 그의 첫 앨범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사랑노래 일색의 가요계에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번 8집 앨범도 예외는 아니다.

복잡하고 욕심에 찌든 스스로의 체계에 갇혀있는 사회에 강한 질문을 던진다.

Do you see the lie? Do you see the truth?나이를 먹지 않는 피터팬 같은 그 순수함으로 서태지는 40에 가까운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사운드로 보여주고 있으며, 그렇게 동화되고 싶은 또래 사람들의 추억과 공감을 되가져오고 있다.

그것은 획일적이었던 소위 한국 어른들의 음악적 취향에 새로운 다양성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서태지 음악은 우리 생각을 다시 흔들어 놓는다.

귀환한 피터팬의 네버랜드 향기는 자연과 초자연의 연결체인 인간의 뇌를 자극한다.

“Human Feel 너는 얼마나 느끼고 있니”라고 노래하면서….

<노래모임 우리동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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