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편향 문제로 불교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와 야권에 이어 여권 내부에서도 어청수 경찰청장의 경질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지난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 청장의 사퇴문제와 관련, "어 청장이 자진 사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불교계 문제는 추석 전에 믿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종교편향 문제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하는 재발방지"라고 강조했다.

이계진 의원도 같은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의 사과의 뜻이 있은 후 어 청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원희룡 의원은 지난 4일 "경찰의 사기도 중요하지만 대통령 리더십에 부담을 주는 상황으로 끌고 가서는 안된다"며어 청장의 '퇴진'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에서도 지난 3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어 청장의 사퇴 문제가 논의됐고, 이미 청와대에 건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현재까지 어 청장의 경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 청장이 잘못한 것은 없다"며 "경찰청장이 (불교계에) 사과는 할 수 있지만 물러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여권 수뇌부에서는 오는 9일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 대통령이 불교계를 향해 유감을 표명하거나 사과를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는 강경 입장에서부터, "확실한 사과가 아니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신중론'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추석 전에는 반드시 불교계와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여서, 여권의 '불심 달래기'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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