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항공기 취항을 앞둔 이스타항공 이상직 회장을 만나다.

7년 전 펀드매니저의 명성을 뒤로하고 기업 경영에 도전, 제조와 금융을 축으로 14개의 계열사로 구성된 KIC그룹을 일군 이상직 회장. 제철플랜트엔지니어링의 케이아이씨, 기계정밀가공조립의 삼양감속기, 자동차부품의 동명통산, 운용자산규모가8천억 원을 상회하는 국내 수위의 투자자문사 등 각기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샐러리맨에서 출발해 전문 경영인으로 성공한 몇 안되는 CEO로 꼽히고 있는 이 회장이 이번에는 그가 전북지역에 거점을 둔 민간항공사 ‘이스타항공’을 설립하고 오는 11월 취항을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을 만나 그의 경영철학등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전북을 기반으로 하는 이스타 항공이 올해 11월 취항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는데 출항준비는 잘되고 있는가요.  

-지난해 10월 법인설립 후 150여 임직원은 오는 11월 성공적 취항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항공 운송사업면허 교부, 운항증명 및 신청 등 행정적 절차를 마쳤습니다. 또 지난 6월말 선발된 신입사원은 9월 1일부터 서울 상암동에서 직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달 29일에는 김포공항에 보잉 737NG 비행기가 선보입니다. 11월 예정대로 취항합니다.

  ▲저가 항공사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이스타 항공도 정상 경영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의 소리도 있는데.

-제주 한성 항공의 영업 손실은 예고된 수순입니다. 프로펠러 기종 70-80인승 기준으론 수익을 내는 데한계가 있습니다. 보잉 737NG 이상 도입시 추가비용 등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기는 1대당 130명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은 2006년부터 1년간 민간항공 조종사협회 베테랑 조종사와 항공분석전문가 T/F팀을 구성, 사업의 타당성과 시장분석을 충분히 준비해 왔습니다. 항공기 1대당 소요 인원도 50명으로 줄입니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지나치게 폭등하는 돌발사태가 발생해 전문 회계법인에 재차 사업성을 검토 받았습니다. 그 결과 최초의 예상보다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시점이 다소 지연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습니다만 전체적인 사업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검증됐기에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시도에서 경쟁적으로 저가 항공사를 설립하고 있습니다. 이스타 항공이 다른 항공사와 차별되는 부분은.

-이스타항공이 다른 저가항공사와의 비교우위에 있는 점은 바로 프롭이 아닌 최첨단 제트기로 기종을 선정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운항중인 제주항공, 한성항공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제주와 한성항공의 주력기종은 프롭항공기입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제트동력이며, 특히 보잉 737NG기종은 98년 첫 취항 이후 10년 동안 단 한 건의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안전성이 입증된 비행기입니다. 또 젊고 유능한 조종사를 확보했다는 점도 빼놓을 없습니다. 평균연령 40대로 아시아나 항공 출신 조종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스타 항공의 향후 계획은

-우선 11월 공식취항을 한 후 보잉 737 NG 800시리즈 2, 3호기를 곧바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내년 말 해외운항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5대,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20대를 확보해 제3의 민항이 될 것입니다. 이스타항공의 노선은 김포/제주, 청주/제주, 군산/제주 구간이며, 조만간 2, 3호기가 도입되면 군산에서 울산, 인천 등 도민수요 부응할 것입니다. 또 1년 동안 인재사고 없이 운항 하면 동남아 시장 운항이 가능합니다. 중국운항이 이뤄지면 우리나라 항공사 가운데 가장 강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새만금관광개발을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향후 사업계획은.

-새만금관광개발을 인수한 것은 그대로 놔두면 타 시도 건설업자들이 인수할 것 같아서 당시 사장인 이승우 전 정무부지사의 권유로 인수하게 됐습니다. 인수 직후 이명박 정부에서 새만금을 두바이로 개발하겠다고 나서면서, 새만금관광개발이 주가를 올리고 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광 아이템에 대한 나름의 생각은 갖고 있지만 현재 정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만큼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스타 항공과 새만금을 한 패키지로 포장할 경우 최고의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수하는 기업마다 업계1위로 성정하는데 비결은 뭔가.

-한마디로 프로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인수.합병(M&A)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망해가는 회사를 인수.합병을 통해 회생시킨다는 것 자체가 창업 이상으로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현재 부동의 업계 순위 1위인 삼양 감속기만 해도 그렇습니다. 당시 인수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겠습니까. 펀드 메니저 출신으로서 회사 경영을 분석해 보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성공의 한 요인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무엇보다 프로 정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 것이 오늘의 결과를 이룬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동영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 회장에 대해 ‘정치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정치에 다시 나설 계획은.

- 지난 4월 치러진 총선은 기업인, 전문가, 언론인, 학계 등 각계각층에서 출마해 성숙한 정치문화가 자리잡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정치 현실은 여전히 성숙되지 못했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앞으로 기업에 충실할 계획입니다. 특히 항공은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할 만큼 저에게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이스타항공의 성공을 통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아울러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인 이미지 구축에 더욱 분발하려고 합니다. 이럴 때 자연스레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정치에 참여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하겠습니다.

  <이상직 회장은>
-김제 출신으로 전주고와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주식시장이 활황기였던 1989년 현대증권에 입사 했다. 펀드매니저로 국내 동종업계를 평정할 만큼 수익률을 거둔 신화적 존재로 통했다. 6년 전 펀드매니저의 명성을 뒤로하고 기업 경영에 도전했다. 제조와 금융을 축으로 하는 13개 계열사의 KIC그룹을 일궈냈다. 특히 민항기인 이스타항공의 취항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만금이 물류의 보고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개척에 관심을 두고 있다. 새만금관광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현재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우회 회장, 동국대 총동창회 부회장, 전고·북중 총동창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대담 = 정신기 부국장, 정리 =최규호기자, 사진 = 김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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