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 찾아가 기물을 부수고 난동을 피우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공권력이 ‘멍’ 들고 있다.

8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1월에서 6월 동안 경찰을 폭행하거나 욕설을 내뱉고 조사를 거부하는 등 경찰관의 공정한 집무를 방해한 사건이 118건이 발생, 이 가운데 117명이 입건됐다.

지난 07년 한해 동안 233건이 발생해 229명이 입건된 수치에 비하면 남은 6개월간 발생할 잠정적 공무집행 방해 사건 발생은 더욱 높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06년에도 220건이 발생해 220명 전원이 입건되는 등 해마다 공무집행 사건이 증가, 일선 경찰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례로 순창경찰서는 이날 평소 경찰에 불만을 품고 전화로 욕설을 일삼고 경찰서에 찾아가 기물을 부수고 난동을 부린 박모씨(29)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6일 오전 0시 30분부터 오전 4시 10분까지 총 16회에 걸쳐 112에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붓고 이날 오후 12시 50분께 경찰서로 찾아가 욕설과 함께 출입문 유리를 발로 차 부순 혐의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연행된 60대 남성이 전주 삼천지구대 안에서 조사를 받던 중 옷을 모두 벗고 누드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입건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남성은 “경찰이면 다야? 나도 경찰 친구 많다”며 경찰에 대한 불신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는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4월 군산시 나운동 도로변에서 어깨를 부딪힌 이유로 시비가 일은 폭행사건이 발생,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4명이 계급장을 떼이고 폭행당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이들은 총기를 꺼내 들은 경찰관에게 폭언을 쏟아 붙고 “실탄을 쏴봐라”고 비아냥거리는 등 공권력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의 설명. 더욱이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을 행사할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과잉진압 논란으로 경찰들의 마음고생이 더욱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권력이 무너진 상황에 현장에서 근무하는 일선경찰들은 인권과 법 집행이라는 두개의 기준에서 항상 혼란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적법한 절차를 거쳐 법 집행을 했을 때도 과잉진압이라는 비난이 생길 땐 자괴감마저 든다”고 하소연했다.

/권재오기자 kjoh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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