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 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 내어 깔깔거렸네.”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이다.

곡식을 잘 여물게 해준 보름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빚게 된 송편. 오랜 만에 만난 친척들과 가족, 이웃과 함께 맛있는 송편을 나눠먹고 가을에 수확한 햇곡식과 햇과일로 조상을 모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풍족함이 가득한 추석이 다가왔다.

상차림, 딱지접기, 윷놀이, 널뛰기
유난히 짧은 올 추석, 가족들과 추억할 수 있고 더 뜻깊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건 어떨까! 도내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추석 프로그램과 함께 하는 것이다. 연휴 기간 중 다채로운 전통문화공연과 문화체험행사들이 고향을 찾는 즐거움을 더해줄 예정이다.

약재 송편 빚기
한옥생활체험관으로 송편 빚으러 가자. 한옥생활체험관(관장 김병수)은 13일 오후 2시 ‘오장을 편하게 하는 다채로운 약재 송편 만들기’로 눈길을 끈다. 연잎과 호박잎, 맨드라미로 건강까지 생각하는 송편을 만들어 그 자리에서 따끈한 송편을 먹을 수 있다.

 애주가라면 이곳으로, 전통술박물관(관장 박시도)은 15일 오후 2시 ‘감홍로주 내리기 시연과 시음’ 행사를 준비한다. ‘감홍로주’는 우리나라 3대 명주 중 첫 번째로 꼽히는 최고의 술로 한약재를 넣어 열을 나게 해 몸이나 장이 찬 사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추석, 문학과 함께 하고 싶다면 최명희 문학관으로 가시라. ‘혼불’에 나오는 한가위와 9·10월의 풍경 등을 걸개 그림(벽에 걸 수 있도록 그린 그림)으로 전시하며 도내 86명의 시인과 작가들의 친필 원고 전시 및 작가 서체 따라 쓰기 행사도 마련된다.

승광재는 연휴 동안 황손과의 만남 기념촬영이,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은 가족대항으로 ‘얼쑤! 윷놀이 한판 대결’이 특별 행사로 마련된다. 또한 전주권 문화정보 114는 13일과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옥마을 방문객들에게 기념 사진을 무료로 출력해준다.

/김찬형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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