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아쉬운 시작 

2008전주세계소리축제가 시작됐다. 우리의 소리로 세계의 소리와 만나고 교류하고 실험하는 음악축제의 장이 8박9일의 가슴 뛰는 여정을 시작했다.

특히 소리축제의 개막콘서트는 그 해 년도의 축제의 주제와 9일간의 소리축제의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나타내기에 꼭 빠지지 않고 보려 했던 프로그램 중의 하나였다.

안숙선 위원장의 시원한 목청으로 시작한 개막선언은 서울 국악 컨템포러리 악단과 무용타악그룹 ‘인디라’의 화려한 ‘소리 판타지’로 이어졌고, 이어 소리꾼 조통달, 강효주, 현대무용단 ‘미디우스’, 해금연주자 강은일, 무예24기 조선 검의 시범과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뮤지컬가수들과 대중가수들이 다양한 소리와 함께 어우러졌다.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강화되어 동적인 율동이 많은 것을 표현하려 했고, 빛과 영상도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했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리가 소리축제에서 느끼고 보려 하는 것은 소리가 표현하는 다양성, 소리가 보듬어 안는 실험적 공연무대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연주자들의 살아있는 연주와 숨결을 느끼고 싶기에 그 자리에 가는 것이다.

다양한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지는 음악 속의 퍼포먼스들은 화려하게 무대를 채우고 있었지만, 뒤에 덩그러니 있는 악기들을 30여분 넘게 놔두고, MR(녹음된 음악)로 그 소리들이 채워지는 것은 세계적 음악축제의 ‘개막콘서트’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또한 다른 곳의 무용제나 타 특산물축제들이 아닌 전라북도의 대표적 음악축제, 소리의 축제의 시작을 기대했던 한 사람으로서, 축제 어디서나 봄직한 프로그램들은 추워지는 밤 가을 날씨를 이기고 그 자리에 앉아있어야 하는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

8회를 맞이하는 세계를 향한 소리의 큰 판이 시작됐다.

개막콘서트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소리축제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소리의 진정한 향연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수영 노래모임 우리동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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