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들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재차 아스팔트 공급가격을 인상하면서, 아스콘 제조업계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지난달 가격 인상에 대해 소속 업계 연명으로 ‘가격 인하’ 청원을 내는 등 안간힘을 쏟았던 업계는 이번 통보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전북을 비롯한 지방 6곳의 아스콘업체는 이미 지난달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문을 닫아 걸었고, 대부분의 업체가 생산라인을 중단한 채 개점 휴업을 선언하고 있다.

9일 도내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등 정유업체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국내 공급되는 아스팔트의 가격을 인상했다.

아스콘의 주 원료가 되는 아스팔트 가격은 이로써 지난 4월보다 45% 급등한 1kg당 400원에서 580원으로 180원 올랐다.

아스팔트 공급가가 이처럼 인상되면서 이를 원료로 한 아스콘 제조원가는 당시보다 1톤당 1만8천원이 상승했다.

이는 지난 5월 조달청과 당시 가격으로 1년 납품계약을 체결한 업계의 입장에서 채산성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도내 아스콘업계 관계자는 “전북을 비롯한 대부분 지방에서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며 “이미 6곳이 문을 닫았고, 남아있는 대부분의 업체도 채산성 악화에 따라 제품 생산을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가격 인상 통보에 동종업계 모두 팔을 걷고 인하를 요구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이 서지 않았다”며 “또 다시 가격 인상 통보를 받으면서 이제 공장문을 닫아 걸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제조업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유업계는 당분간 아스팔트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는 아스팔트의 원료가 되는 벙커C유 가격이 지난 7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연초보다 높아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도내 아스콘조합 관계자는 “관납수정계약을 통해 인상분을 보전 받으라는 게 정부 대책”이라며 “이는 시일도 오래 걸리고 계약을 수정해서 인상 가격을 고스란히 보전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인 아스팔트 공급을 위해 정부가 원가조사 등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아스팔트의 국내 수입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성준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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