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선수단이 제89회 전국체전에서 기록한 종합순위 10위의 성적은 당초 예상(12위)을 훌쩍 뛰어 넘는 선전의 결과다.

외형적인 성적도 물론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지만 각종 신기록 작성 등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체전은 전북체육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겨줬다.

  ▲의미 있는 기록 잔치 풍성 특히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원광대 3년)는 자신의 종전 한국신기록(4m15)을 4m16으로 늘리며 한국 육상의 새로운 장을 열기도 했다.

또 전북체고 수영 4인방인 조아라(3관왕), 장현지(2관왕), 박현정, 전진 등이 계영 400m에서 대회신기록(3분52초31)을 세우며 금빛 물살을 가른 점은 전북 수영을 넘어 한국 수영의 상당한 성과로 평가 받는다.

양궁의 박성현과 카누의 이순자는 이름 값을 톡톡히 해내며 금메달을 전북에 선물했고, 박영자(3관왕), 조아라(3관왕), 김금화(펜싱), 최래선(사이클), 오유현(양궁) 등은 금메달 2개 이상의 다관왕 반열에 올랐다.

이순자는 전국체전 9연패의 대기록을 작성했고, 강나루와 이윤철 등이 버티고 있는 육상 필드는 전국체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이 종목 1위에 오르는 성과를 얻어 냈다.

  ▲종목간 편중현상 개선 시급 그러나 이번 체전을 통해 전북선수단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많은 과제도 함께 떠안았다.

우선 기초종목의 대명사인 육상 트랙이 살아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 육상에서 나온 7개의 금메달이 모두 필드(투척, 도약)에서 나왔다.

트랙 종목의 금메달은 전무했다.

특히 검도는 수 년째 전국 꼴찌를 기록하며 단 1점의 종합점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일부 종목은 출전 자체에 의미를 둬야 했다.

일부 종목의 경우 선수 선발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 이번 대회에서 비록 메달은 획득했더라도 체조와 카누는 물론 복싱 등 대부분의 체급종목은 선수가 없어 출전조차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종목별 고른 선수 발굴이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낡은 체육정책, 언제까지 고집할 건가. 도 체육회가 해마다 전국체전이 끝나고, 다음 년도 체전 대비 계획을 수립할 때 반복하는 대책이 있다.

‘학교체육 활성화 시급’ ‘실업팀 육성’이 바로 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예산이 수반돼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올 전국체전 대비 계획이 그랬고, 그 전년도 역시 똑 같은 계획을 제시했었다.

해마다 똑 같은 대책을 되풀이 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그 대책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거나 실패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도 체육회의 올 예산은 약 91억원 정도.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중상위권의 예산 규모다.

해묵은 정책과 예산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을 생산해내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체육회장인 도지사의 권한을 위임 받은 사무처장이 전북 체육행정을 책임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전권을 맡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수=신정관기자 jk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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