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접어들면서 무더위가 계속된 데다 달포가 지나도록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배추를 비롯한 밭작물에 심한 타격을 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과 유럽에 불어 닥친 경제 불황의 악재에 환율은 상승하지 드높고 잘난 사람들은 연일 네 탓으로 민초들의 생각은 처음부터 없어 보이지. 풍성함과 풍요가 가득 차야 할 가을 분위기가 이래저래 메마르고 피폐한 모습들로 채워지니 안타까움만 더한다.

‘층꽃나무’처럼 척박하고 메마름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해법은 없는 것인가. 잘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잘 할 수 있겠고, 어려움 속에서 잘 할 수 있는 이가 진정한 치자(治者)일 진대 계속 어려움만 탓하고 있다면 민초들은 누구를 믿고 살라고?충남이남의 작은 바위산, 남해의 작은 바위섬 기슭 등 해안을 따라 강원도에 까지 자라는 ‘층꽃나무’는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기에 등산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바위 위에 청자색으로 곱게 핀 ‘층꽃나무’는 푸른 가을하늘과 가장 잘 어울리는 꽃이다.

‘층꽃나무’를 일러 어떤 이는 나무라 하고 어떤 이는 풀이라 하는데, 이름이 ‘층꽃나무’이고 생태적인 특성 또한 나무와 같기에 아관목(亞灌木)쯤으로 해두자. ‘층꽃나무’를 발아시켜 비옥한 땅에 충분한 양분을 공급해서 가꾸면 당년과 이듬해에 꽃을 잘 피우고 사라진다.

그러나 척박한 환경에 다소 건조한 곳에 기르게 되면 줄기가 목질화 되면서 여러 해를 살게 되는데, 전자와 후자의 생육상황을 각각 겪으면서 비롯되는 오해 일 것이다.

‘층꽃나무’는 동양 삼국(한국, 중국, 일본)에 폭넓게 분포하는데 보통은 9월 중에 늦으면 11월까지도 청자색의 꽃을 피우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척박지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가치가 높은 식물이다.

어느 곳이든 한곳에만 모아 심지 말고 동서남북과 식생여건이 다른 곳에 나누어 심는다면 9월~11월까지 계속 꽃을 보여줄 것이고, 꽃에는 많은 꿀을 함유하고 있어 벌과 나비를 유인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절화용 소재로도 각광을 받고 있어 유망자생식물자원으로 육성하여 보급할 필요성이 있는 식물로 호평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여름과 가을에 채취한 지상부와 뿌리를 ‘난향초(蘭香草)’라고 하여 약용으로 쓰고 있다.

 ‘층꽃나무’라는 이름은 꽃이 줄기를 따라 잎사이 사이에 모여 달리는 모습이 계단처럼 보이기 때문에 "꽃이 층을 이루며 피는 나무"라는 의미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층꽃나무처럼 어려운 식생환경을 극복하고 최하층부터 최상층까지 층층으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일이 인간사에도 주어진다면 참으로 멋질 텐데!

<한국도로공사수목원 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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