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 매장이 불경기 의류시장의 새로운 쇼핑 대안 공간이 되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백화점 등 정상 매장을 찾던 소비자들의 발길이 가격 대비 품질을 고려한 ‘알뜰 구매’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아울렛 매장들도 이 같은 추세에 따라 매장 내 상품 가짓수를 늘리고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는 등 모처럼만의 호기를 잇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불황으로 백화점을 비롯한 각종 매장의 의류 매출은 예년보다 평균 10~20% 정도 줄었다.

하지만 이월상품 등을 시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아울렛 매장은 20~30% 가량 판매량이 급증했다.

불황기 빛을 보는 매장이라 하지만 최근 경기 상황과 취급 품목을 고려하면 아울렛의 선전은 기대 이상이다.

전주지역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아울렛 매장의 이 같은 선전에 대해 “불황에 지갑을 꼭 닫아 걸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가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어느 정도 소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변화된 소비 패턴이 경기에 가장 민감하다는 의류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어려우니까 ‘안 사 입겠다’는 생각에서 ‘가려서 사 입겠다’는 사고의 전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도 이 같은 소비 흐름을 따라 기존의 저가 일색 이미지를 벗어나, 고품질 할인매장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 아울렛 매장으로 알려진 전주 송천동 메가월드와 삼천동 아울렛상가는 알뜰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매장 수를 늘리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한푼이라는 더 아끼겠다는 소비자들의 알뜰 행렬이 급증하면서 모처럼 호황을 누리고 있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비행태는 대규모 백화점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전주코아백화점은 지난달 ‘전주코아아울렛백화점’으로 명칭을 바꾸고 단일규모로는 호남권 최대 아울렛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향토 백화점으로 다년간 쌓은 경험의 토대 위에 변화된 소비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백화점식 ‘고품격 서비스’와 아울렛식 ‘실속’을 표방한 이 곳은 색다른 시도와 함께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전주코아아울렛백화점은 “백화점 1층~6층까지 전 매장을 아울렛화 하면서 상품에 따라 최고 2배 이상 매출이 늘어난 곳도 있다”며 “내달 중순까지 각종 유명 브랜드가 입점하게 되면 지역내 새로운 의류쇼핑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이 아울렛으로 변경되면서 뜻하지 않은 장점도 생겨났다.

기존 아울렛의 경우 브랜드별 상품 비교를 위해서는 따로 매장별 입·출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이 곳의 경우에는 한 번 들어서면 별도 발품을 팔지 않아도 각 브랜드별 상품 비교가 가능하다.

주부 최인숙씨(45·전주 송천동)는 “경기가 어렵다곤 하지만 무턱대고 안 입을 수도 없지 않냐”며 “생각보다 품질도 우수하고 한 자리에서 여러 상품을 비교, 판단할 수도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전주코아 관계자는 “아울렛이라 해서 단순하게 상품의 다양성만을 좇아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양질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반확보에도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성준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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