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라는 말이 있다.

이는 홀로 사는 노인들이, 지켜보는 이가 없는 가운데 죽음을 맞는 것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핵가족화가 진행된 1970년대부터 도시의 독거노인 사망이 언론에 보도됨에 따라 이러한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려한 도시 속에 감춰진 비극은 비단 노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일본 영화감독인 코레에다 히로카즈가 2004년 제작한 영화 ‘아무도 모른다’는 버려진 네 아이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과정을 그려 화제를 부른 바 있다.

이 영화는 1988년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나시 스가모의 버림받은 4남매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는데, 버려진 노인과 아이들의 주변 환경에 대한 공통점 한가지를 시사했다.

그것은 바로 개인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로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벽을 사이에 두고도 이웃이 죽어가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 ‘아무도 모른다’는  ‘이웃간의 무관심 속에 존재하는 관심의 아이러니’를 보여줌으로써 관심과 무관심의 경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웃의 죽음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소란 피우지 않으려 집에서만 생활한 아이들은 누구를 의식한 행동이냐고 되묻는 것이다.

도내도 가족이나 연고없이 홀로 외톨이 생활을 하다 숨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40대와 50대가 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행사장을 쫓아다니며 끼니를 해결해왔고, 굶는 날이 다반사였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준다.

열악한 환경에서 얻은 지병과 생활고로 겪었을 정신적 고통이 눈에 훤하다.

이들은 왜 버림받아야 했으며 무관심 속에 죽어가야 했을까? 이는 아직도 우리 사회가 복지선진국에 이르지 못했으며 이웃과 함께 나누며 살아야 함을 배우지 못한 데서 기인할 것이다.

타인의 행복보다 자신 행복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서럽게 죽어간 이웃은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보호받지 못하는 이웃은 지금 이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죽음을 맞고 있을 지 모른다.

당장 우리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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