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전주에서는 전국 단위의 큰 문화행사가 열렸었습니다.

10일에는 제1회 한국문화원의 날 기념식이 경기전에서 열리고, 아울러서 10일부터 12일까지 2박3일 동안 실버문화 축제가 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린 것입니다.

전국 2백23개 시, 군, 구 단위 지방문화원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100개 문화원 실버문화학교 학생 3천여 명이 학예 발표회 겸 수학여행을 와서 각기 자기 고장의 문화를 선보이며 배우는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통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전주로서는 가장 한국적인 문화도시를 자랑하고, 전국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조선왕조 발상지 경기전 안에서 전주사고를 보여주면서 세계문화유산 왕조실록을 지켜내느라 목숨을 걸었던 전라도 선비 정신을 소개하고, 남고산성 만경대를 가리키며 약무호남(若無湖南)이면 시무국가(是無國家)였다고 자랑할 수 있었습니다.

한옥마을 골목길의 아늑한 정취하며 비빕밥과 콩나물국밥도 맛이 있었지만 주민들이 장만한 시루떡과 인절미가 전주 인심을 느끼게 했습니다.

태극선을 비롯한 한지전통공예품은 전주의 문화 품격을 알 수 했으며, 집집마다 걸려있는 서화작품을 보고 예향 전주를 알아보게 했습니다.

특히 거리 마다 들리는 세마치 장단의 판소리 가락은 소리의 고장다웠습니다.

        지난해는 수도권에서 열렸던 문화원연합회 행사를 올해 전주에서 열릴 수 있었던 것은 송하진 전주 시장의 유치 노력을 의회가 뒷받침 해주었고, 한옥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두 달 여의 준비 기간에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개최지 문화원장으로서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행사를 치루면서 전국의 시, 군 문화원에서 오신 손님들에게 부끄러운 일도 없지 않았습니다.

먼저 주차장이 없어 기린로변과 전주천변에 대형 버스를 세우다보니 교통장애가 됐을 뿐 아니라 외지에서 온 손님들이 행사장을 찾는데 힘들게 했습니다.

경기전 주차장에 마련한 주무대와 한옥마을 곳곳에 세운 공연장의 관람석은 타지에서 온 문화원 출연자들이 듬성 듬성 자리를 메웠고, 우리 고장 관객이 적었던 것은 문화도시, 예향이라고 자랑해온 전주시민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이렇게 된 연유는 주최 측의 홍보가 미흡했던 탓도 있겠지만 전통문화도시 시민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을 의심하게 했습니다.

마지막 날 지나다가 우연히 공연장을 들렀다는 한 시민은 전국단위 문화행사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지역이나 전국뉴스에서 예고나 행사 뉴스가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마침 같은 시기에 여수에서 열린 전국체전 소식은 뉴스 시간마다 보도되고, 신문에도 대서특필 됐으나 전국 문화원 대회는 뉴스에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것은 대중 매체들이 체육보다 문화에 대한 뉴스 가치를 낮게 보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합니다.

물론 체육도 문화라고 말할 수 있겠고, 체력은 국력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체력이 국력이라면 문화도 국력임은 당연합니다.

같은 시기에 지방에서 열린 전국 단위 문화 행사와 체육 행사를 다루는 뉴스 매체의 정보 선택 기준에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어지는 대목입니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세계화 시대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기 위해 나라마다 지방마다 정체성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 때 지방문화원들이 벌이고 있는 전통문화사업이 가장 든든한 국력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전통문화는 뿌리입니다.

뿌리가 튼튼해야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고, 풍성한 열매도 거둘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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