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환도의원
권창환 의원(완주1)쌀 직불 부당수령 문제가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일부 공직자들의 부당수령 사실이 드러나면서 직불금 파문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잇다.

쌀 직불제는 정부가 지난 2005년에 기존의 추곡수매제를 폐지하는 대신 농민들의 소득을 보전해주기 위해 쌀값이 정부가 설정한 기준가격보다 낮아지는 경우 그 차액의 85%를 농가에 직접 지급하여 주는 제도이다.

그러나 원래의 도입 취지와는 달리 최근 부당 수령 문제가 불거지면서 전국적으로 쌀 직불금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사실 농사를 짓지 않은 일부 지주들이 직불금을 가로채 온 문제는 이미 초기부터 지적되었던 사항이다.

이 문제가 새삼스럽게 불거지는 이유는 금년에 기름값과 비료값 등 생산비가 크게 오르면서 쌀 소득이 크게 줄어든 데다 고위공직자가 직불금까지 부당 수령하면서 농민들의 누적된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직불제의 형평성과 경제적 파장에 대한 올바른 문제의식을 가지고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는 데 있다.

쌀 직불제는 시장개방에 대응한 쌀 농가의 소득향상과 경쟁력 강화라는 본래의 목적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이 과정에서 농지를 본래의 생산목적이 아닌 재산적 투기의 대상으로 보고 외지인들이 농지를 편법적으로 경영하는 데 문제의 본질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외지에서 농지를 소유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부재지주들이 쌀 직불금을 양도소득세 면제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부재지주들은 가짜 자경확인서로 직불금을 수령하고, 수령실적을 입증할 증명서만 첨부하면 양도세가 면제되고 막대한 개발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직불금을 농민이 수령하면 그 혜택이 실제 경작자에게 모두 귀속되는 것으로 단순하게 보고 있지만 직불제를 오래전부터 시행해 온 미국 유럽등을 볼때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직불금은 경작자의 소득안정을 위한 것이지만 결국 그 일부가 지주에게 귀속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직불제로 인한 그 이득이 지주와 경작자가 나누어 갖게 되는 구조라면 우리는 작금의 직불제 부당 수령 문제에 대해 좀 더 냉철히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선 직불금의 부당 수령이 형평성과 법적인 문제로 비화되지 않게 하려면 부당 신청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하여 지주가 스스로 신청을 포기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부재지주가 직불금을 수령하는 목적은 직불금 자체보다는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불금 수령이 양도세 감면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지 못하도록 정부는 쌀 직불금 수령이 자경을 입증하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인식시키고 이를 널리 홍보하여 지주들이 부당 수령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번 파동이 직불제 자체에 대한 정책적 불신으로 퍼져나가서는 안 될 것이다.

비록 일부 부당 수령 문제가 있더라도 쌀 직접 지불제도가 농가소득안정에 효과적으로 기여해 왔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약 직불제가 폐지된다면 그동안 대리 경작의 관행 속에서도 성실하게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이 더 이상 혜택을 받기 어렵게 만들고 쌀 농업의 규모화를 주창해 왔던 농업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게 될 것이다.

앞으로 FTA 등으로 시장개방조치가 확대될수록 쌀 직불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직불제는 단순한 소득보전적 복지정책이 아니라 쌀농업의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는 산업정책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직불제의 관리방법을 개선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직불제가 농업지원수단의 주류로 정착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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