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서해안이나 남해안의 갯벌과 간석지를 붉게 물들이고 있는 ‘칠면초’, ‘해홍나물’과 더불어 ‘함초(퉁퉁마디)’라는 식물을 만날 수 있다.

‘함초(鹹草)’라는 이름은 짜다는 뜻의 한자이고, 마디마디가 퉁퉁하다는 뜻으로 ‘퉁퉁마디’라고 하는 순우리 이름을 정명으로 채택하고 있다.

또한 전체 모양이 붉은색의 산호를 닮았다 하여 ‘산호초’라고도 한다.

‘퉁퉁마디’는 진화되지 않은 고생식물의 형태 그대로 이어온 가장 오래된 식물로 수많은 식물 중 유일하게 소금물을 흡수하면서 자라는 식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갯벌과 간석지가 많은 우리나라에 많은 개체가 분포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보호식물로 지정돼 채취가 엄격하게 금지될 만큼 귀한 식물이다.

주로 서해안과 남해안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갯벌이나 염전터 혹은 간석지에 무리 지어 자라는 일년생식물로 줄기에 마디가 많고 가지가 한두 개씩 갈라져 잎과 가지의 구별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잎은 다육질로 살이 찌고 진한 녹색이지만 가을철에는 붉게 변하기 때문에 무리 지어 자라는 ‘퉁퉁마디’의 군락은 갈대와 더불어 또 하나의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꽃은 8~9월에 연한 녹색으로 피고, 둥글 납작한 열매가 10~11월에 익어 바닥으로 떨어져 이듬해 싹을 내어 30~50cm까지 자란다.

최근에는 ‘퉁퉁마디’가 웰빙 식물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는데, 중국의 의서 ‘신농본초경’에는 ‘함초’로, 일본 의서 ‘대화본초’에는 ‘신초(神草)’ 또는 ‘복초(福草)’·‘염초(鹽草)’라는 이름으로 몸 안에 쌓인 독소와 숙변을 없애고 자궁근종·축농증·고혈압·저혈압·요통·당뇨병·기관지천식·갑상선 기능저하·갑상선 기능항진·피부병·관절염 등 갖가지 치료효과를 갖고 있다고 한다.

‘퉁퉁마디’는 강 하구의 민물에 함유된 자양분과 바닷물 속에 들어 있는 갖가지 미네랄과 칼슘, 칼륨, 마그네슘, 철, 요오드, 인 등 수십 가지의 미량 원소를 흡수하여 자라기 때문에 인체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의 한의서나 문헌에는 이렇다 할 내용이 없기에 앞서 언급한 대로 중국과 일본의서에 기록된 효능을 소개하였다.

  이외에도 암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먹는 화장품이라 할 정도로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 대학과 각 연구기관에서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라고 하니 머지않아 과학적 입증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하지만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에 남아있는 천혜의 갯벌이 갖가지 개발과 간척사업으로 ‘함초’를 비롯한 좋은 식물자원과 갯벌에서만 살 수 있는 어패류들이 차츰 자취를 감추고 있어 개발에 보다 더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도로공사수목원 연구과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