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집필진은 4일 교육과학기술부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권고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대 김한종 교수와 상명대 주진오 교수 등 5개 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집필진 9명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과부의 수정권고는 교과서 검인정제의 도입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교과서의 내용과 검정과정에 문제가 없다던 교과부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태도를 바꿔 '좌편향' 논란에 가세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교과부가 한국의 교육을 책임지는 주체임을 망각하고 정권의 성향에 맞춰 교과서를 수정하겠다고 나섰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교과부의 이번 수정권고안 50개 중에서 좌편향이라고 볼 수 있는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나머지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들도 어디까지나 검인정제 하에서 다양성의 측면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교과부는 단 한 번도 집필자들이나 역사학계 대표들과 논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수정권고안을 만들어 수정을 강요한 것"이라며 "이번 수정권고는 앞으로도 정권이 바뀌면 제도를 무시하고 교과서를 수정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의 오점"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은 "교과서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했다고 규정한 대통령과 교과부 장관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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