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파격이라는 말로 흥분했던 신문방송들이 새삼 떠오르는 것은 반성에서 기인하는 면이 적잖다.
폐건전지가 의무 재활용 대상에 포함된 것은 다소 늦은 올해 초였다.
환경부가 올 1월1일부터 알칼리 망간전지와 망간전지, 니켈수소 전지 등 폐건전지는 생산자책임 활용제도(EPR) 대상품목으로 지정했고 이로 인해 폐기하기 위해선 별도 분리수거 과정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도심 동사무소와 대형마트, 병원, 버스터미널, 우체국 등에 수거함을 설치했고, 홍보에 들어갔다.
허나 시행 1년이 다 된 현재 별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고 그 이유는 위치 부적합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건전지는 중금속 중독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수산화칼륨이 새어 나와 공기와 만나면 흰색 결정이 생기고, 피부에 닿으면 붉은 반점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건전지에 들어있는 아연과 망간도 무시할 수 없다.
산화된 아연가루를 마시면 오한과 열이 나는 ‘아연중독’에 걸릴 수 있고, 망간 역시 ‘망간폐렴’을 일으킨다는 보고다.
이 참에 폐형광등도 짚어보고 넘어가야 한다.
폐형광등 한 개가 파손될 때 나오는 수은의 양이 토끼 한 마리가 죽을 수 있는 치사량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준다.
그럼에도 쓰레기 부피를 줄이겠다며 일부러 파손해 버리는 일이 적잖은 게 우리 현실이다.
과거야 어쨌든 현재가 중요하다.
전주시는 이미 설치된 ‘폐건전지 수거함’을 시민들 눈에 잘 띄는 곳으로 옮기고,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나아가 폐형광등 수거함도 설치해 환경이 중금속에 오염되는 현실을 방관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관 탓만 할 일도 아니다.
소비자인 주민들도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분리수거에 적극 동참해야 하며 생산단체도 판매만큼 수거에도 열을 올려야 한다.
주변 환경이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는 너의 일이 아니라 내 일임을 인지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환경오염을 조금이라도 늦추려면 인류 공통의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