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이었던가. ‘생태예술단’을 표방했던 부산 ‘을숙도교향악단’이 연주회 입장료로 폐건전지 2개를 받았던 적이 있다.

당시 파격이라는 말로 흥분했던 신문방송들이 새삼 떠오르는 것은 반성에서 기인하는 면이 적잖다.

폐건전지가 의무 재활용 대상에 포함된 것은 다소 늦은 올해 초였다.

환경부가 올 1월1일부터 알칼리 망간전지와 망간전지, 니켈수소 전지 등 폐건전지는 생산자책임 활용제도(EPR) 대상품목으로 지정했고 이로 인해 폐기하기 위해선 별도 분리수거 과정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도심 동사무소와 대형마트, 병원, 버스터미널, 우체국 등에 수거함을 설치했고, 홍보에 들어갔다.

허나 시행 1년이 다 된 현재 별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고 그 이유는 위치 부적합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건전지는 중금속 중독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수산화칼륨이 새어 나와 공기와 만나면 흰색 결정이 생기고, 피부에 닿으면 붉은 반점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건전지에 들어있는 아연과 망간도 무시할 수 없다.

 산화된 아연가루를 마시면 오한과 열이 나는 ‘아연중독’에 걸릴 수 있고, 망간 역시 ‘망간폐렴’을 일으킨다는 보고다.

이 참에 폐형광등도 짚어보고 넘어가야 한다.

폐형광등 한 개가 파손될 때 나오는 수은의 양이 토끼 한 마리가 죽을 수 있는 치사량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준다.

그럼에도 쓰레기 부피를 줄이겠다며 일부러 파손해 버리는 일이 적잖은 게 우리 현실이다.

과거야 어쨌든 현재가 중요하다.

전주시는 이미 설치된 ‘폐건전지 수거함’을 시민들 눈에 잘 띄는 곳으로 옮기고,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나아가 폐형광등 수거함도 설치해 환경이 중금속에 오염되는 현실을 방관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관 탓만 할 일도 아니다.

소비자인 주민들도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분리수거에 적극 동참해야 하며 생산단체도 판매만큼 수거에도 열을 올려야 한다.

주변 환경이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는 너의 일이 아니라 내 일임을 인지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환경오염을 조금이라도 늦추려면 인류 공통의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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