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수국장
주소는 토지나 건물과 같은 부동산의 위치를 알려 주는 정보지만 사람과 관련하여서는 위치 정보나 사람을 특정하는 기준으로서 통신 및 우편과 밀접한 관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기 487년(신라 21대 소지왕 9년)에 국가공문서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우역(郵驛)이 첫 출발점이다.

1149년 고려 예종 때 봉수제도를 설치하였고, 1884년(고종 21년) 4월 22일 우정총국이 문을 열었다. 근대적 우편의 역사는 서울과 인천 사이의 신식 우편 제도가 실시된 것을 기준으로 삼으며, 120년이 넘는다. 그리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주소는 1910년대 일본이 토지수탈과 조세징수를 목적으로 한 토지조사사업에 의하여 부여된 지번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지번을 주소제도로 사용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OECD국가들은 물론 중국과 북한마저도 지번방식이 아닌 도로명 중심의 주소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전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도로명 주소 사업에 대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주소로도 불편 없이 사용하는데 예산을 낭비하고 시민들에게 혼란만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번주소를 사용한지가 1910년대부터 이니 100여 년이 다 되었다. 100여 년간 사용해온 지번방식의 주소체계가 경제개발과 인구급증으로 인한 토지이용의 다변화로 인해 지번배열이 무질서해 화재범죄 등에 신속한 대응이 어렵고, 위치 찾기 불편으로 교통 혼잡과 물류비용 증가 등으로 국민생활의 불편과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번은 더 이상 주소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한계상황에 도달했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현 주소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지난 2006년 10월4일 ‘도로명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이 제정 공포되고, 2007년 4월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향후 2009년까지 도로명주소 시설구축사업을 완료하고 2010년부터 2011년까지는 지번주소로 된 공적장부 355여종에 이르는 각종장부를 새 주소로 변환하게 되며,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지번주소와 도로명주소을 병행 사용한 뒤 2012년부터는 도로명주소만을 전면 사용토록 할 예정이다.

도로명주소는 도로에는 도로명을, 건물에는 건물번호를 부여하는 도로명주소 사업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구성된 주소로 21세기 물류정보화 시대에 맞는 위치정보 체계 도입을 위한 도로를 중심으로 한 주소 체계다.

도로명주소는 시·도명 + 시·군·구(자치구, 행정구) +읍·면명 + 도로명 + 건물번호 + 상세주소(건물동층호수) + 참고항목(법정동주택명칭 등)으로 구성된다.

건물유형별로 도로명주소 표기방법을 살펴보면 ▲단독주택의 경우 지번주소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 772-76’ 는 도로명주소 ‘ 전주시 덕진구 숲정이2길 85(진북동)’으로 ▲공동주택은 지번주소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2가 336-6 현대아파트 oo동00호’ 는 ‘전주시 완산구 소데백이길 29 ooo-ooo(평화동2가, 현대아파트)’로 ▲읍·면지역의 경우 지번주소 ‘ 무주군 무주읍 읍내리 229-2’ 는 ‘무주군 무주읍 무산현길 132’로 표기한다.
도로명주소가 완료되면 해당 시·군·구에서 일괄 부여하여 본인에게 고지하도록 되어 있는 만큼 우리집 도로명 주소를 알 수 있다.

본인의 입장에서도 우선 대문에 붙어 있는 도로명주소를 확인하고 인지할 필요가 있으며,  도로명주소 확인은 새주소안내시스템(wwe..juso.go.kr 또는 www.새주소.go.kr) 및 시·군·구 도로명주소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시·군·구 민원실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
아울러, 본인에게 우편물을 보내는 기관 또는 업체와 친지 등에 도로명주소를 알려주고 이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오랫동안 사용하여 온 주소 표시 방법이라 하더라도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현실에 맞지 않고 주소로서의 기능에 충분치 못할 경우, 현실에 맞는 효율적인 주소 표시체계로 바뀌어야 한다.
새주소의 시행으로 생활에 일시적인 혼란과 안내지도 사용에 따른 불편이 따를 수 있다. 100여 년 동안 사용돼 온 관습을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헌 옷을 새 옷으로 갈아 입 듯 이제 새 주소를 사용해야 한다.
이제 '새 주소 사업'은 10여 년 전 시작할 때 생활주소 역할로써의 단순히 ‘편리한 길 찾기’ 시설사업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2012년부터 새주소가 사회전반에 정착되면 도로명, 건물번호만으로도 위치식별이 명확해지고 목적 주소 찾기가 쉬워져서 소방, 치안, 재난관리 등 응급 사항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의 생활편의 도모 및 물류비 절감 등으로 국가경쟁력강화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확신한다.
100년 만에 전면 새롭게 바뀌는 ‘도로명주소’ 체계가 조속히 정착되고 성공하기 위해선 도민 한 분 한 분의 협조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길수 전북도 건설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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