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장애인들에게 극진한 사랑을 전해주는 의사가 있어 주변인들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전주시 효자4동 서곡지구 고은이치과 이화준(44) 원장이 그 주인공. 이 원장은 매주 금요일마다 병원을 떠나 전주은화학교로 향한다.

도내 최대 규모인 은화학교에는 300명에 달하는 장애아들이 생활하는 곳으로 이들 모두를 진료하는데만 꼬박 2년의 세월이 걸렸단다.

이 원장이 장애아들에게 깊은 사랑을 전하게 된 계기는 최초 개업 장소인 군산시 대명동에서 한 환자를 알고부터다.

장애를 앓고 있던 이 환자는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며 다른 원생들의 치아상태가 심각해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나 치과까지 오가기가 힘들고 치료비 마련도 어려워 이 원장이 직접 이들이 머무는 시설을 찾은 것이다.

건치회 회원들도 그를 도왔다.

지난 2000년 전주 서곡지구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는 전주시 보건소에서 전개하는 장애아 진료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공중보건의 근무 시절 알았던 직원에게 참여의지를 적극 전달해 원했던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이 때부터 전주은화학교에서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은화학교는 장애 정도가 심한 아이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일반인들에 비해 치료가 2~3배 정도 힘들다.

몸을 고정하지만 워낙 몸부림이 심해 진땀을 흘리기 일쑤다.

질병률도 높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 원장은 무척이나 능수능란하게 아이들을 다룬다.

허물 없이 아이들을 대하고 편견 없이 마음을 터 놓은 것이 원생들과 소통을 도왔다.

소탈하고 편안한, 그리고 솔직하고 차분한 그의 성격도 호감을 샀다.

상대방을 배려하며 상냥하고 친절하게 진료를 하는 모습에 아이들은 따뜻함을 느꼈다.

김경숙 전주시 보건소장은 “어렵고 힘든 장애아들을 위해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봉사 및 박애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진정한 의료인”이라며, “보건소와 이 원장의 무료봉사로 어린아이들의 고통 해결은 물론 막대한 의료비도 절감했다”고 말했다.

실제 시 보건소는 10년 전부터 치과 및 예방진료, 이 닦아주기 등을 전개해 충치이환율을 53.5%에서 34.4%로 크게 낮췄으며, 치료율도 41.9%에서 60.8%까지 호전시켰다.

/한민희기자 mh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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