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이 스타 부재로 인해 구심점 상실 위기에 처했다.

정치적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도내 의원들이 서서히 각자의 정치 이념에 따라 급격하게 분화 중이다.

도내 정가에선 이 같은 정치 환경이 자칫 전북 현안 추진에 어려움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북 정치는 민주당이 중심이 돼 오면서 전국적인 인물을 다수 배출했다.

이철승  김원기 유종근  정균환  정동영 정세균에 이르기까지 숱한 스타를 키워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물 부재에 시달리면서 전북 특유의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다.

민주당에 정세균 대표가 버티고 있지만 정권교체 이후 민주당의 위상 자체가 하락하면서 과거와 같은 위력을 발휘하기 힘든 상태다.

도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은 불과 9명이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적 이념과 성향이 상당 부분 달라, 하나로 뭉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 대표에 맞서 당내 비판모임이 잇따라 발족되면서 도내 정치권의 분화를 가속화시켰다.

민주 시니어 모임에 강봉균 의원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고, ‘국민과 함께 하는 9인 모임’에는 개혁성향의 장세환 이춘석 의원 등이 참여했다.

당내 가장 비판적 모임으로 예상되는 민주연대는 내달 2일 발족한다.

민주연대는 최규성 의원과 최규식, 이종걸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는다.

최 의원은 친(親)김근태의 대표적 인사이고 최규식 의원은 친정동영 그룹의 핵심 인물이다.

최 의원은 정동영 전 당 의장의 권유로 정치권에 입문한 케이스다.

최 의원은 정 전 의장의 전주고 서울대 1년 후배다.

장영달 전 의원도 참여해, 민주당의 주요 계보가 대부분 포함돼 있다.

전북 정치권에는 민주당 외에 2명의 무소속 의원도 있다.

무소속 의원들은 전북도-국회의원 당정협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배제되고 있다.

이런저런 정치적 상황을 감안하면 결국 11개 지역구 의원들의 움직임은 단일대오를 형성하기 어렵다.

문제는 도내 정치권의 급속한 분화가 자칫 전북 현안에 차질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선 도내 의원 상당수가 당 주류파에 속하거나 아니면 그에 맞서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어, 이성(理性)이 아닌 감정적 충돌이 발생하면 통일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전북은 현재 새해 예산안 확보를 비롯해 △토공-주공 통폐합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5+2 광역경제권 호남권역에서 전북을 독자적으로 독립시키는 방안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입지 문제 △혁신도시나 기업도시의 성공적 추진 등의 현안을 갖고 있다.

이들 현안 중 상당수는 정치권 내 이견이 예상되는 것들이다.

따라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성공적 추진이 가능하다.

“도내 정치권의 급속한 분화가 전북 현안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다각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도민들의 바램이 늘고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