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00대 기업의 12월 경기 전망이 ‘55.0’으로 나타나 실물경기 침체 속도가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망치가 3개월 만에 43.3포인트나 떨어질 정도로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어 매우 심각한 수준인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55.0’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BSI 수치 ‘55.0’은 11월 전망치(63.7)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55.0) 이후 10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600대 기업들이 12월 경기를 부진하게 보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기업의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되는 가운데 내수부진, 수출둔화 등 실물경제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사정 역시 11월 보다 4.5가 떨어진 68.4로 나타나 최근 정부의 유동성 공급 대책에도 신용경색 현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자산건전성 기준을 맞추는 과정에서 신규 대출을 꺼리고, 만기 채권 연장에 소극적인데다 수출입금융마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여기에 연말특수가 사라지면서 내수경기(66.2, 전월비 8.9↓) 침체는 심화되고,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로 인해 수출여건(77.5, 전월비 10.3↓) 및 기업의 채산성(63.0, 전월비 9.9↓) 또한 크게 악화될 것으로 기업들은 보고 있었다.

고용(96.6), 투자(70.1)도 부진이 예상되고 있고, 소비가 줄어듦에 따라 재고(118.5)는 전월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50.2), 비제조업(61.7), 경공업(65.7), 중화학 공업(45.8) 모두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11월 BSI실적은 ‘53.7’로 나타났다.

비제조업(54.3)은 건설, 운송업을 중심으로 크게 부진했고, 제조업(53.3)도 실적이 나빴다.

경공업(57.1)은 펄프·종이·가구(46.7),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54.5) 등 여러 업종에서 부진한 결과를 기록했다.

중화학공업(52.2)도 자동차·트레일러·기타운송장비(51.8), 전자·통신장비(47.2), 1차 금속 및 금속가공(43.2) 등을 중심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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