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던 얘기다.

이의 배경에는 많은 인물들이 존재하나 그 중에서도 진안 이치대첩에서 왜장을 사살하고 적을 격퇴한 무민공 황진 장군(1550∼1593)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황진 장군은 황희 정승의 5대손이었으며 남원 주생면 구포리에서 태어났다.

1592년 동복현감으로 있을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용인에서 왜군과 싸움을 벌였고, 이어 진안에 침입한 왜장을 사살하고 이치싸움에서 적을 격퇴했다.

이듬해 왜적의 대군이 진주를 공략하자 진주성에 들어가 성을 지키며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했던 인물에 다름 아니다.

그의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는 ‘임진왜란의 명장, 무민공 황진장군(전북향토문화연구회 刊)’이 나와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책은 황진 장군의 관련자료를 총망라했다는 점에서 관심거리며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글로 번역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 책의 원본은 장수황씨 가문에서 350여년 동안 소장해온 ‘무민공실기’. 후손들이 임진왜란때 충절을 다한 남원출신 3대 충신들의 기록물인 ‘정충록’ 자료를 보완했으며 이번에 현대문으로 번역해 새로 태어난 셈이다.

이치백 회장(전북향토문화연구회)은 “역사는 기록의 산물임에도 자기 공을 과시하지 않거나 후손들이 미약하여 간혹 묻혀버리기도 한다”면서 “황진장군의 경우도 안타까움이 없잖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이어 “황진 장군은 용맹함 외에도 유비무환 정신은 물론이고 따뜻한 인간미와 선견지명 등 전인격적으로도 훌륭하신 분이었다”면서 “이런 내용들은 현대를 사는 이들에 많은 교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애민정신과 조국을 지키겠다는 정신도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철저했다”면서 “출간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황진 장군의 정신을 제대로 알고 선양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황진장군 13세손인 황의옥씨도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 소장해 왔던 유고를 세상에 널리 알리게 돼 기쁘기 한량없다”면서 “번역작업도 쉽지 않았으나 향토문화연구회 회원들 덕분으로 가능했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번역에는 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 회장을 비롯 양만정 고문, 안태석 고문, 안진회 이사, 이선아 이사 등이 참여했으며 황진 장군의 인간미는 물론 역사의식, 평소 삶의 태도 등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다.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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