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정보공시제 시행에 따라 전북지역 대학들의 기초정보가 사실상 강제 공개됐다.

각 대학들은 졸업생 취업률과 교수 충원율, 교수 1인당 논문수 등 민감한 사항이 공개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대학간 서열화 등을 우려하면서도 세부화되지 않은 일괄적 지표 공개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일 전북지역 4년제 대학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간호.사회복지 특성화대학인 예수대와 교육대학인 전주교대를 제외한 대학 중 전주대와 우석대가 각각 85%와 84%의 취업률로 이 부문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군산대(80%)와 호원대(77%), 원광대(74%), 한일장신대(68%), 전북대(64%) 등의 순으로 취업률이 집계됐다.

대학별 전임교원 확보율은 국립대인 군산대와 전북대가 각각 81.7%와 81.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우석대(64.5%), 원광대(63%), 한일장신대(52.7%), 호원대(40.9%)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임교원의 강의담당비율은 군산대가 65.8%로 가장 높았으며, 우석대(54%)와 전주대(52.4%), 원광대(50.9%), 전북대(51.9%)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는 호원대와 한일장신대가 각각 54%와 45.6%로 가장 높았으며, 학생수가 많은 전북대(23.5%)와 군산대(26.1%)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연구성과 부문에서는 서울 소재 대학과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연구비와 1인당 특허등록건수 등에서는 지역 내 대학 사이에서도 매우 큰 격차를 보였다.

군산대의 전임교원 1인당 등재 논문 중 국내학술지(학진등재지)는 0.7건으로 전북지역 대학 중 가장 높았으나, 서울이나 수도권 소재 대학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국제학술지(SCI급) 등재 건수는 전북대가 0.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혀 실적이 없는 학교도 4개교나 됐다.

저서수에서는 우석대와 한일장산대가 각각 0.3건으로 전북지역에서는 가장 높았으나, 역시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대학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연구비와 특허등록건수에서는 지역 소재 대학들 사이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

1인당 교수 연구비는 국립대인 군산대(4294만원)와 전북대(3715만원)가 가장 많았으며, 사립대 중에서는 원광대(2823만원)가 많은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석대(1423만원)와 전주대(1414만원), 한일장신대(1625만원)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연구지원비가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특허등록건수는 전북대가 77건으로 원광대(22건)와 우석대(11건), 군산대(2건), 호원대(1건), 전주대.한일장신대(0건) 등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정보공시제 시행에 따라 각 대학의 숨겨진 비밀(?)들이 낱낱이 공개되자 지역 대학들은 대학간 서열화를 우려하면서도 일률적 지표로 환산된 정보 공개에 강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A 대학 관계자는 "'서울대가 타 대학 보다 취업률이 낮다고 직장 구하기 힘든 대학인가'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이번 정보 공개는 두루뭉술한 조사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혼란만 가중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B대학 관계자는 "정보공시제가 학생과 학부모 등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취업률의 경우 학과별로 어느 정도 규모의 기업에 어떤 형식으로 얼마를 받고 취업했는지가 공개돼야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공시제가 계속될 경우 각 대학들의 불법과 탈법만 더욱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정보공시 대상은 전국의 초.중.고교 1만1283개교와 고등교육기관(대학, 전문대 등) 414개교에 이른다.

이들 학교들은 자체 입력한 항목(초.중.고 39개, 대학 55개)을 시.도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의 검증을 거쳐 처음으로 공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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