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의 아픔 되풀이하지 않겠다!" 2004년 이후 4년 만의 K-리그 왕좌입성에 도전하는 수원삼성의 차범근 감독(58)이 FC서울과의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필승의 각오를 밝혔다.

차 감독은 2일 낮 12시 30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2008 챔피언결정 1차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부임 첫해인 4년 전 포항스틸러스를 꺾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차 감독은 2006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성남일화에 무릎을 꿇어 고개를 숙였다.

수원은 지난해 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스틸러스에 아깝게 패하며 또다시 우승을 놓쳤다.

2년 연속 고배를 마신 차 감독으로써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상대는 리그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서울이어서 차 감독과 수원 선수들의 의욕은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

차 감독은 "너무 오래 쉬어서 그런지 새롭게 시즌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긴 휴식 뒤 중요한 경기에 나서게 돼 우리 선수들의 평상시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올 시즌 선수들이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컵대회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큰 자신감이 생겼다"며 "2년 전 챔피언결정전과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무릎을 꿇었지만, 올해는 그런 아픔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11월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울산 간의 플레이오프를 관전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차 감독은 전후반과 연장전 등 120분 간 그라운드를 응시하며 필승전략 수립에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서울이 승리하는 순간 울산원정을 피하게 돼 이동거리가 짧아졌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또한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플레이오프를 관전하며 축구인으로써 마음이 아팠던 것은 경기장에 팬이 너무 없었다는 것이다.

K-리그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두 팀의 맞대결이 성사돼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또한 차 감독은 "서울전은 선수들에게도 충분한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챔피언결정전은 수준높은 경기가 될 것이며 수원은 K-리그 발전을 위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서울과의 4차레의 맞대결에서 2승2패를 기록한 수원은 지난 11월 9일 정규리그를 마친 뒤 합숙훈련을 실시,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갖는 등 자칫 무뎌질 수도 있는 칼날갈기에 열중했다.

전문가들은 25일을 쉬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수원 선수들의 기량보다는 '라이벌'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경기 중 그라운드에서 발생하는 돌발변수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차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의 승부처에 대해 "이기기 위해서는 골을 넣어야 한다.

경기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준비했다"며 "경기 중 실수는 언제나 존재하지만 결국에는 결정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이에 대비해) 충분하지는 않지만 잘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20일 넘게 쉬는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이 때문에 훈련장소를 지방으로 옮겨 연습경기를 치르며 선수들의 체력과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다른 때(정규리그)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차 감독은 올 시즌 내내 팀을 괴롭혔던 부상자 문제가 아직 남아있지만 경기를 치르는데는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차 감독은 "하태균(23)이 5일 전 개인훈련을 하다가 발목을 접질러 챔피언결정전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본다.

서동현 역시 3일 전 발목을 다쳤고, 이천수는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수비수 이정수(28)가 최근 부상을 털고 훈련에 합류해 경기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다른 선수들도 많이 회복됐기 때문에 전력구성에 큰 문제는 없다"며 서울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 출전선수에 대한 구상은 끝났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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