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이 흔들리는 민주당 지도부 지키기에 힘을 쏟는다.

무조건적인 지도부 비판보다는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배합하겠다는 것이다.

지적할 것은 지적하지만, 지도부 교체 등의 강경 노선보다는 보완책 제시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정세균 당 대표에 대한 우호적 시각이 배어 있다.

민주당 시니어모임의 주축인 강봉균 의원(군산)은 3일 “정 대표를 무조건 몰아붙이는 것은 안 된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동시에 보완책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흔들기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앞서 강 의원은 지난 2일 도내 국회의원 모임에서도 정 대표에 우호적 발언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모임에서 “사안에 따라 지적과 보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를 무조건적으로 흔들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물론 모임 자체는 정 대표에 대한 덕담이 오갈 수밖에 없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북 의원들이 지역 출신의 당 대표를 공개 비판한다는 게 정서상 맞지 않을 수 있어서다.

정치 환경의 급변 속에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돼 일단 정 대표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3일 발족된 민주연대가 지도부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과 대비하면, 도내 정치권이 최대한 버팀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내 야당’을 자임하는 민주연대는 이날 창립선언문을 통해 “촛불집회, 언론탄압, 공안사정, 남북관계 등 현안에 대해 우왕좌왕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이다.

민주연대에는 정동영, 김근태 전 장관 그룹이 대거 참여했고 개혁그룹의 리더로 부상한 최규성 의원(김제완주)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민주연대는 사무총장과 정책위원장 등을 임명, 정당의 형태를 갖췄다.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불러 일으키는 배경이다.

정가 일각에선 민주당이 또 다시 분당과 재창당의 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민주연대 공동대표인 최규성 의원도 지도부 흔들기의 정치 스탠스는 아니다.

최 의원 역시 지도부 사퇴 등의 강성 노선보다는 보다 선명한 야당이 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갖고 있다.

최 의원의 경우 이종걸 최규식 등 3명의 공동대표 가운데 당 지도부 비판보다는, 궁극적으로 대안 모색의 지향점을 갖고 있다.

한편 불과 81석의 야당이 권력투쟁에 휘말렸다는 비판이 확산되면 결과적으로 민주당내 여타 정파도 타격을 받게 된다.

더욱이 전북 정치인이 도내 출신의 당 대표를 비난한다면, 그에 따른 지역내 역풍도 만만찮을 수밖에 없다.

도내 정치권의 주요 인사 일부가 민주연대 등 지도부 비판 그룹에 참여했지만 오히려 지도부 버팀목이 될 수도 있는 이유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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