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감각기관 중에서 눈은 빛(色)을 보지만, 귀는 소리를 듣는다.

사람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소는 빛과 소리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므로 눈과 귀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눈보다도 귀가 더 비중을 차지한다.

왜냐하면 눈은 뒤에 있는 것은 보지 못하지만, 귀는 뒤에서 들리는 소리까지 다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본사가 오늘 송년음악회를 연다.

벌써 7번째에 치르는 행사여서 열의가 남다르다.

준비진은 성의를 다했고 도와주는 사람들도 열정을 보탰으니 관객은 감동의 물결로 행복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질의 문제는 차후에 논의될 수 있는 대목이다.

출연진들과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염려했던 것이 ‘감동’이었다.

현대인들의 음악에 대한 안목이나 수준은 연주가들이 따라잡지 못할 만큼 높아져 있으니 감동시키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충격적일 정도로 격렬하고, 생각을 송두리째 흔들 만큼 솔직하지 않으면 절대 마음을 열지 않는다.

미국의 지휘자이자 작곡가였고 피아니스트였던 레너드 번스타인은 내적 평화와 믿음에 대해 평생 고민했던 음악가다.

그럼에도 그는 지휘자 삶과 작곡가로서의 인생이 마음 속에서 충돌하는 것을 종종 느끼곤 했다고 고백한다.

타인의 음악을 자기 작품처럼 사랑하면서 지휘한 뒤에는 다시 다른 작곡가의 소리를 비워내고 자기 소리를 창조해야 하는 고뇌를 토로했을 터다.

누군가를 감동시키기 위해선 자신을 과감하게 버려야 함을 보여주는 예다.

송년음악회를 목전에 두고 보니 번스타인의 고민이 새록새록 마음에 와 닿는다.

리허설 때 단원들에게 “더, 더 가슴으로 연주하세요. 이 음악은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칠 가치가 있습니다”라고 했다는 얘기는 더욱 감동적이다.

진행팀은 물론이고 연주자, 본사 사원 모두 가슴으로 연주할 것을 약속 드린다.

모쪼록 관객들의 가슴을 아름답게 적셔 한 해를 마무리하는데 기여하는 겨울밤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간의 육성에서 나오는 소리는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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