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3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총액 283조6892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재석 188인 가운데 찬성 184인, 반대 3인, 기권 1인으로 가결시켰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새해 예산안은 정부가 국제 금융 위기 대처를 위해 제출한 수정예산안 283조8280억원 규모에서 1388억원 순삭감된 283조6892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지난해 총지출규모 256조1721억원에서 10.7%가 증가한 것이다.

기금운용계획안 규모는 419조5809억원에서 2조2481억원이 증가한 421조8290억원으로 확정됐다.

여야는 애초 12일 합의 처리를 원내대표회담을 잇달아 개최하는 등 막판 타결을 시도했으나 사회간접자본(SOC) 감액, 남북협력기금, 4대강 정비사업, 포항지역 예산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최종 결렬됐다.

이에 앞서 예산결산특별위 소위원회에서는 세입예산은 2조8246억원이 감액되고, 2조6858억원이 증액됐으며, 세출예산은 4조941억원이 삭감되고 3조9553억원이 증액돼 1388억원이 순감액됐다.

세입부분 주요 감액내역은 ▲소득세 1조3970억원, 부가세 8300억원 등 국세수입 2조7982억원 ▲법정부담금 213억원 등 세외수입 264억원이고, 증액내역은 ▲공적자금관리기금 예수금 2조1000억원, 상속증여세 5230억원 등이다.

세출부분 주요 감액은 ▲농림수산 6753억원 ▲교육 4833억원 ▲사회간접자본(SOC) 5199억원 ▲남북협력기금출연 3000억원 등이며, 증액 부분은 ▲산업중소기업 8429억원 ▲SOC 4027억원 ▲농림수산 3070억원 ▲사회복지보건 1818억원 등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한 채 발언대 속기석 앞에서 반원 형태 대열로 예산안 단독처리에 반대하는 피켓팅을 벌이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예산안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전체회의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했으며, 예결위 소위에서 통과된 예산안을 회의 시작 10분만에 일사천리로 가결시켰다.

예결위 소위는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결렬되고 민주당이 한나라당 이한구 예결위원장의 연락 두절을 문제삼아 회의 시작이 지연되다, 13일 새벽 5시30분에야 소위가 시작됐고 2시간여 동안 논의한 뒤 예산안 심사를 확정했다.

김정권 한나라당 대변인은 예산안 통과와 관련 "국민앞에 시한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지만 한나라당은 밤을 새우며 예산안 심사를 진행했고 최선의 합의는 아니었지만 야당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했다"며 "어둠이 짙으면 여명이 밝은 만큼 경제살리기를 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인기 민주당 예결위원장은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합의한 '형님예산' '대운하예산' 1000억원 삭감 약속을 무시한 것은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지시를 무시한 이한구 예결위원장의 독주"라며 "예산 심의를 통해 한나라당의 속성을 읽었기 때문에 여러 중지를 모아서 강경한 대응방향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자감세 반대'를 주장하며 예산부수법안 직권상정을 막기위해 국회 의장석 점거를 시도했던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직장, 거리에서 노동자 농민들 어민들의 절규가 터져 나오고 있는데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16조원의 감세안으로 재벌 특권층 곳간을 채워주고 배를 채워주고 있다"고 규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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