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만원짜리 고액권 발행을 무기한 보류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해 사실상 고액권 발행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0만원짜리 고액권 화폐 발행을 무기한 보류키로 하고 이를 조만간 한국은행과 기획재정위원회에 통보, 설명할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고액권 발행은 일단 보류다.

현재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경제상황이 나아지면 복합적인 사항들을 검토해 추진하게 될 것”이라며 “국회의 요청에 따라 발행이 추진된 것이기 때문에 국회에 입장을 설명하고 그 후 최종적인 결정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5만원권은 계획대로 내년 상반기 중에 발행한다.

당초 5만원짜리 고액권 시제품은 올 연말까지 공개될 예정지만 10만원짜리 고액권 작업은 지난 9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이에 앞서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경제사정이 어려운 데다 사실상 5만원권을 발행하면 거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데 10만원권까지 발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라고 밝혀 사실상 무기한 연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물가불안 우려와 경기침체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다”면서 “ 10만원권 발행이 아주 시급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 판단을 보류하고 좀 더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그동안 10만원권 발행 중단 이유로 ▲뒷면에 들어가는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없다는 점 ▲경기 침체 ▲물가불안 초래 ▲신용카드 등 전자화폐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고액권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 ▲고액권 부정부패 사용 가능성 등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부 승인 하에 내년 상반기까지 10만원권 고액권을 발행키로 의결했으나 이를 다시 철회하는 문제를 금통위에서 논의해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화폐발행 승인권자인 재정부가 발행을 보류할 경우 한국은행으로 협조 요청을 하면 금통위에서 철회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고액권 발행계획을 발표한 한은은 화폐도안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지난해 말 최종 도안을 확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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