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처리 강행으로 민주당이 국회 의사일정의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17일 상임위 곳곳에서 여야가 충돌하며 파행을 빚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를 비롯해 행정안전위, 교육과학기술위, 보건복지가족위, 국토행양위 등 5개 상임위에서 전체회의 및 법안심사소위가 열렸으나, 여야 충돌로 정회 또는 산회됐다.

문방위는 당초 한나라당과 선진과창조의모임의 합의로 전체회의를 소집해 국정감사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실력 저지로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고흥길 위원장은 "상임위가 소집됐으니 위원장이 가지 않을 수 없다"며 개의를 강행해 국정감사 결과 보고서 채택의 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고 위원장은 "오늘 일정으로는 국정감사 결과 보고서를 채택하는 것까지 생각했었는데 민주당이 항의를 강력하게 제기해왔다"며 "오늘 채택은 하지 않고, 좀 더 협의를 해서 다음 전체회의에 상정하겠다"고 밝힌 뒤 3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행안위는 오후 법안소위 개회 직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이 서류와 물컵 등을 던지며 항의,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한나라당 법안소위 위원들은 이후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 의원의 폭행 및 폭언은 국민들이 위임해 준 의회민주주의를 정면 부정하는 반민주적 폭거"라며 "강 의원의 만행을 강력 규탄하며, 윤리위원회 제소 및 형사고소 등 모든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행안위 소속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강 의원이 (위원장에게) '왜 의사봉을 두드리느냐'며 서류를 쳤는데 물컵이 날라간 것일 뿐"이라며 "그것을 가지고 물컵을 던졌다고 하면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앞서 오전에는 복지위가 법안소위를 열어 국민연금법 개정안 등을 논의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와 한나라당의 단독 심사 강행에 항의하면서 정회가 선포됐다.

한나라당은 "복지위는 다른 상임위와 달리 쟁점법안도 많지 않고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곳이니 상임위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민주당은 "한나라당 단독으로 회의를 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맞섰다.

교과위와 국토위도 회의를 시작했으나 민주당이 강력 반대에 나서면서 여야 간사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하고 각각 산회를 선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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